"아동급식카드 가맹점으로 등록한 적이 없습니다."
이번 달부터 대구시의 '아동급식' 카드시스템이 전면 개편되면서 가맹점이 대폭 늘었지만 정작 식당 주인들이 바뀐 정책을 인지하지 못해 끼니를 해결하러 온 결식아동들을 돌려보내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가맹점마다 급식카드 사용 안내 스티커를 붙이는 등 홍보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오후 1시쯤 찾은 달서구 죽전동의 한 백반집은 취재진이 급식카드에 관해 묻자 가맹점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해당 식당은 급식카드 가맹점이었지만 정작 식당 점주는 이를 모르는 듯한 모습이었다. 가맹점으로 등록된 인근 떡볶이 프랜차이즈 점주 역시 "아동급식카드 가맹점이 아니다"며 "급식카드를 사용하러 온 아이들을 전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대구시는 아동급식카드를 신한카드사와 연계한 'IC형 카드'로 교체했다. 그동안 대구시의 아동급식카드는 '마그네틱 카드' 형태로 특정 결제 단말기가 있는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급식카드가 IC형으로 교체되면 일일이 가맹점으로 등록하지 않아도 술집 등을 제외한 어느 식당에서나 급식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급식카드 가맹점은 기존 1천곳에서 3만여곳으로 대폭 늘었다.
하지만 끼니 해결이 쉬워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현장에서는 식당 주인조차 급식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인지 모르고 있었다. 대구 한 분식점 주인은 "가맹점이 맞지만 이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 아이들이 와서 '아동급식카드 되냐'고 물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안 된다고 했다. 아이들도 계속 안 되는 점포라고 생각하는 건지 그 이후로는 전혀 방문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급식카드를 거절당하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 급식카드 이용 아동의 아버지 A(43) 씨는 "예전에 아이들이 급식카드를 들고 식당을 찾았다가 카드 사용이 안 된다고 핀잔을 들은 적이 있다. 상처가 커서 아이들이 여전히 가맹점을 가기 어려워한다"며 "가맹점이 늘어났지만 급식카드 사용 가능 문구가 없으면 나 역시 선뜻 식당에 들어서기 어렵게 된다"고 했다.
가맹점 확대와 더불어 급식카드 지원 단가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가맹점에 치킨집 등 다양한 식당이 포함되지만 급식카드 1일 사용한도 금액은 2만1천원으로 제한된다. 대구시의 아동급식 한 끼 지원 단가는 7천원이다.
급식카드를 이용하는 B(15)양은 "치킨은 급식카드로 결제한 뒤 추가 비용을 따로 내야 한다. 가맹점이 늘어난 건 좋지만 먹고 싶은 음식을 먹기엔 지원 단가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결국 분식점이나 편의점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지원 단가를 올려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구시 관계자는 "일반음식점이면 어디나 급식이용자임을 밝히지 않고 사용가능하므로 급식카드 가맹점 사용안내 스티커는 이용아동에게 낙인감을 오히려 더 주기에 급식사업 취지와 맞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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