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4년간 달려온 김병수 감독…재도약을 위한 쉬어가기

강원FC 지휘봉을 잡은 김병수 감독.
강원FC 지휘봉을 잡은 김병수 감독.

2018년 강원FC 지휘봉을 잡은 김병수 감독. 그는 차기 시즌 6위, 이듬해 7위로 강원 황금기의 초석을 놓으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선수들의 부상과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구단은 강등권 탈피를 위한 분위기 전환을 모색했다. 지난해 11월 김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24년간 쉼 없이 달려온 김 감독은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서 경기장 밖에서 복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경신고 코치를 시작한) 1998년 이후 처음 쉬어보는 것 같다. 휴식하면서 지난 경기를 하나씩 돌려봤는데 선수들 활용 면에서 나 자신에게 아쉬운 마음이 든다. 지금은 축구공부를 하면서 스스로를 보완해 나가는 데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997년 겨울 선수 생활을 마감한 그는 이듬해 봄 '지도자 김병수'로 새롭게 출발했다. 모교인 경신고와 포철공고, 포항 스틸러스에서 10년간 코치로 경험을 쌓은 후 2008년 영남대에서 첫 지휘봉을 잡았다. 9년간 팀의 위상을 바꾸면서 대학 축구계에 돌풍을 일으킨 감독으로 우뚝 서기도 했다.

프로 무대로 진출한 후 K리그에서도 '병수볼' 신드롬은 계속됐다. 그가 이끈 2019년 강원은 K리그1 12개 팀 가운데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한 팀이었다. 볼 점유율은 우승팀 전북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선수 전원이 조직적인 패스 플레이를 펼치면서 상대에게 쉽게 공을 내주지 않는 전술은 포철공고 시절부터 두드러진 '병수볼'의 요체다.

김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처럼 포지션 게임 개념을 구현하는 스타일의 경기를 보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다. 한 팀이 일관적인 스타일을 갖게 되면 선수 육성 측면에서도 방향이 명확해져서 부수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U리그의 영광이 프로 무대로 순조롭게 이어지지 못하면서 일각에선 김 감독 축구가 K리그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충분히 이해한다. K리그 팀을 맡으면서 경험이 부족했다고 느꼈고 방법적인 면에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다시 기회가 온다면 '재밌는 축구'를 펼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좋은 축구로 경쟁력을 키우면서 다양한 형태의 축구가 공존하면 좋겠다. 다시 운동장에서 뵙게 되면 온 힘을 다해서 좋아해 주시는 팬과 그렇지 않으신 팬 모두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