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사법 리스크’ 방탄에 한명숙까지 끌어들이는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가 급진전 양상을 보이자 거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검찰 수사를 조작·날조로 몰아붙이려는 의도가 잘 읽힌다. 이를 두고 이 대표 스스로 죄가 있음을 실토하는 격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지은 죄가 없다면 당장 검찰에 달려가 무고함을 입증하면 되는데 왜 입으로만 떠드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검찰에 대해 "수사를 해야지 쇼를 해서야 되겠느냐" "창작 능력도 의심되지만 연기력도 형편없는 것 같다"고 비난한 데 이어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덮어씌우기' 수사의 희생양으로 묘사하면서 그런 수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검찰이 자신을 한 전 총리와 같은 처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투다. 이 대표는 25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북스'에 출연해 "한명숙 사건같이, 없는 사건을 만들어 덮어씌우는 방식의 새로운 국가 폭력 범죄는 계속되고 있다"며 "표적을 정해 놓고 그에 맞춰 수사하는, 기소를 위해 수사를 하는 일이 있다"라고 했다.

한 전 총리는 9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대법관 13명은 불법 정치자금 중 3억 원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라고 판단했다. 한 전 총리가 받아 동생의 전세자금으로 쓰였던 1억 원짜리 수표가 결정적인 증거였다.

한 전 총리와 민주당은 툭하면 '결백'을 주장했지만 재심을 청구하지 않았다. 아니 '못 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유죄 증거가 명백하고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새로운 증거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건을 만들어 덮어씌우기'라는 이 대표의 말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거짓말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 전 총리에게 '자행'(?)된 '국가 폭력 범죄'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해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의 사법 행정 시스템을 독재 국가나 그럴 법한 '국가 폭력 도구'로 모욕하는 저질 선동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속아 넘어갈 국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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