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도심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 시민들이 많이 찾는 '지산샛강 생태공원'은 겨울철마다 멸종위기종 2급으로 분류되는 고니 1천여 마리가 찾아오는 '백조공원'이라는 별칭을 가진 구미시의 대표적 생태 관광지다. 하지만 2050 탄소중립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이상 지산샛강에서 '고니'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난 8월 발생해 국내에 큰 피해를 준 힌남노는 기후 관측 사상 최초로 아열대성 해양이 아닌 온대성 해안에서 발생한 초강력 태풍이다. 사실 이 초강력이라는 등급 자체도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강력한 태풍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2020년에 새로 만든 등급이라고 한다.
자원과 에너지의 유한성을 간과한 과거의 우리들이 지금 세계 곳곳에 만연한 '기후 위기 시대'를 초래했다.
2018년 10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의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이미 1℃ 상승했으며, 1.5℃ 이상 상승하면 이상기후로 인해 인류와 모든 생명체가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이에 국제사회는 인간 활동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된 온실가스는 산림, 습지 등을 통해 흡수해서 탄소 배출이 '0'이 되도록 하는 '탄소중립'을 2050년까지 실현하기로 뜻을 모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 일본, 중국, EU 등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여 실천하고 있다.
구미시 또한 '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 정부협의회'(ICLEI·이클레이)를 통해 국내외 지방정부와 교류 확대를 가속화하고 지난 2021년 5월 P4G '서울 녹색 미래 세계 정상회의' 탄소중립 특별 세션에서 국내 243개 지자체와 함께 탄소중립 동참을 선언한 바 있다.
2018년 기준 구미시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760만 톤이다.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추가 배출 없이 매년 25만 톤 이상을 줄여야 한다. 30년산 소나무 약 2천700만 그루가 매년 흡수해야 할 만큼이라고 하니, 쉽게 그 양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구미시는 지난 11월 경북 기초자치단체 처음으로 탄소중립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경상북도에서 유일하게 기후변화 대응 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완료하였으며, 내년에는 탄소중립 지원센터를 운영함으로써 탄소중립 추진 체계 및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관의 노력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사회 전반에서 '탄소 저감'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구성원 모두가 '탄소 저감'을 실천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구미시는 탄소포인트제, 맞춤형 온실가스 감축 컨설팅 등 탄소중립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녹색생활 실천 교육 및 기후변화 캠페인 등 '탄소중립 실천의 생활화'를 시민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있다.
대표적인 탄소중립 생활 실천 사항으로는 난방 온도 낮추고 냉방 온도 높이기, 음식은 먹을 만큼만 담고 남기지 않기, 대중교통 이용, 재활용을 위한 분리배출 실천, 나무 심기 등이 있다.
우리가 지난 산업화 과정에서 부모 세대로부터 경제적 풍요를 물려받았다면 다음 세대에는 탄소중립 사회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2050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위대한 길에 서 있다. 2050년에도 '지산샛강'에서 후손들이 고니를 볼 수 있도록 나부터 탄소중립 생활을 실천하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지금, 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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