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 ‘알라이얀의 기적’ 한국 축구대표팀, 12년 만에 16강 진출 쾌거

승점 동률 우루과이보다 다득점 앞서 조 2위…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손흥민과 황희찬이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손흥민과 황희찬이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열사의 땅' 카타르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온 태극전사들이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역사를 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H조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전반전에 터진 포르투갈 히카르두 오르타의 선제골과 김영권이 동점골 이후 1대 1의 균형은 후반전 내내 깨지지 않았다. 같은 시간 진행되고 있는 우루과이-가나전에선 우루과이가 2대 0으로 승기를 잡았다. 이대로라면 16강행 티켓은 우루과이에 넘어갈 것 같았다.

어느덧 부심이 후반 추가시간을 알리고, 희망은 점차 사그라지는 듯했다. 그때 주장 손흥민이 역습 기회를 잡고 빠르게 치고 달렸다. 하프라인을 넘어 상대 페널티박스까지 전진했다. 수비수들의 관심이 모두 손흥민에게 쏠린 그때, 그는 슈팅이 아닌, 쇄도하던 황희찬에게 패스를 찔렀다. 이어진 황희찬의 깔끔한 오른발 마무리. 거함 포르투갈을 무너트린 한 방이었다.

통쾌한 역전승 이후에도 선수들은 날뛰지 않고, 초조한 표정으로 우루과이의 결과를 기다렸다. 우루과이가 한 골이라도 더 넣으면 16강의 주인이 다시 바뀌는 상황. 이윽고 우루과이의 2대 0 승리가 확정되자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이 거대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불가능에 가까웠던 한국의 16강행이 실현된 순간, 과연 '알라이얀의 기적'이라고 부를 만한 순간이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을 잡고 1승 1무 1패(승점 4점)를 기록한 한국은 우루과이와 승점과 골득실 모두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앞서 조 2위를 차지하면서 H조 16강행 막차를 탔다.

이로써 한국은 호주와 일본에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 국가로는 세 번째로 16강 대열에 합류한 나라가 됐다. 월드컵 사상 AFC 소속 3개 팀이 16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새로운 역사를 쓴 태극전사들에게 국내외로 많은 축하와 격려가 전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올린 축전에서 "선수 여러분, 감독과 코치진 여러분, 투지와 열정으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며 "지금까지 그랬듯이 승패를 넘어 대한민국 축구의 가능성을 온 세상에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썼다.

또한 포르투갈의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대통령도 벤투 감독과 한국 대표팀에 박수를 보냈다. 포르투갈 일간지 코레이오 다 마냐 등에 따르면 그는 "우리는 한국보다 좋은 전력을 갖췄지만, 오늘 경기에선 한국이 더 잘했다"며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의 축구를 잘 알고 우리의 축구를 간파했다"고 전했다.

카타르 도하에서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