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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 마지막 공연, 대구서 만난다

12년 여정 마침표…9~18일 대구오페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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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 공연 모습. 예술기획성우 제공

눈먼 소리꾼 송화는 전국을 헤매다 마침내 자신을 찾아온 의붓동생 동호를 알아볼 수 없다. 동호는 누이 송화에게 소리를 청한 뒤 어릴 때처럼 북을 손에 잡는다. 송화는 판소리 '심청가' 가운데 심 봉사가 눈뜨는 대목을, 꽃잎 흩날리는 듯한 무대조명 속에서 절절한 소리로 토해낸다. 뮤지컬 '서편제'의 마지막 장면이다.

이 뮤지컬은 한평생 소리에 천착하며 자신의 손으로 딸의 눈까지 멀게 만드는 아버지 유봉과 그런 그를 증오하며 떠나가는 아들 동호, 부친을 따라 유랑하며 자신의 소리를 찾아가는 송화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청준 작가의 동명 소설과 임권택 감독의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010년 초연 이후 "한 편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감동을 준다"는 평가와 함께 꾸준히 사랑받아온 대표적인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올해가 마지막 시즌으로 12년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원작 소설의 저작권 사용 기간이 이달로 끝나기 때문이다.

9일부터 18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서편제'는 대구 관객과 만나는 첫 공연이자 '서편제'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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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 공연 모습. 예술기획성우 제공

영화와 달리 뮤지컬 속 동호는 아버지와 다른 길을 걷는 가수로 설정됐다. 아버지를 견디지 못한 동호는 가출해 자신만의 소리를 찾아 밴드를 꾸린다. 동호가 떠난 뒤 송화는 소리를 완성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동호 걱정에 소리를 포기하려 한다. 이런 송화를 보고 유봉은 송화의 두 눈을 멀게 한다. 송화는 판소리를 상징하고, 판소리는 한과 맺어지고, 한은 예술가 정신으로 이어진다.

영화에선 '진도 아리랑'을 부르며 멀리서부터 황토색 돌담길을 따라 걸어오는 5분가량의 롱테이크 신이 유명하다. 이 장면은 한국 영화 최고의 영상미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뮤지컬에선 이 장면이 원형으로 돌아가는 회전무대를 통해 되살아난다. 이 장치를 통해 하염없는 길을 걷는 모습과 배우들이 서로 노랫가락을 주고받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드러내며, 삶과 예술의 고단함을 표현한다.

그밖에도 팝‧록‧발라드부터 판소리에 이르는 아름다운 선율, 수묵화를 떠올리게 하는 영상과 조명, 한국적 정서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군무 등이 이 작품의 관람 포인트다.

송화 역으로는 차지연‧양지은‧홍지윤이, 동호 역으로는 송원근‧송용진이, 유봉 역으로는 남경주‧서범석이 각각 출연한다.

공연은 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30분, 일요일 오후 2시 열린다. 관람료는 OP‧VIP석 14만원, R석 12만원, S석 9만원, A석 6만원, B석 5만원. 러닝타임 2시간 35분. 8세 이상 관람가. 1599-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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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 공연 모습. 예술기획성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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