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한 음식점 사장 전우건(29) 씨는 오는 5일 평소보다 일찍 눈을 붙이기로 했다. 다음 날 오전 4시(한국시간)에 열리는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16강전 '본방사수'를 위해서다.
전 씨는 "지난 토요일 우리나라 대표팀이 극적으로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했을 때 얼마나 소름이 돋았는지 모른다"며 "브라질전이 비록 새벽이지만 친구네 가게에서 빔프로젝터를 설치하고 함께 응원하기로 했다. 연장전까지 이어지면 집을 가지 않고 바로 출근할 계획도 있다"며 새벽 응원을 예고했다.
대한민국이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전에 진출하자 온 국민이 밤잠을 포기한 채 응원계획을 꾸리고 있다. 직장인부터 시험 기간에 접어든 대학생도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 재현에 기대감이 부풀어 있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브라질과 맞붙는 16강전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6일 오전 4시에 열린다. 전‧후반전 90분 동안 동점으로 승부차기까지 진행될 경우 출근 시간인 오전 7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직장인들은 새벽 경기로 출근길에 부담을 느낄 법도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본방사수를 다짐하는 분위기다. 대구의 한 자동차 부품회사에 다니는 강명(29) 씨는 "우리나라가 2002년 한일 월드컵처럼 역사를 또 한번 쓸 수 있는 상황까지 왔는데 하루 피곤한 것쯤이야 아무렇지 않다"며 "경기 전에 미리 잠을 잘 계획이지만 너무 설레어서 눈을 붙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16강 진출은 시험기간이 한창인 대학생들에게도 응원 열정을 심어줬다.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2학년 재학생 김윤재(28) 씨는 학우들과 함께 밤을 지새우며 공부하다 응원하기로 했다.
김 씨는 "16강부터는 단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무슨 일이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세계 랭킹 1위인 독일을 이길지 어떻게 알았겠나"라며 "비록 전력이 우세한 브라질을 만나지만 기죽을 게 전혀 없다. 카타르에 있는 대표팀에 우리의 응원이 전달될 수 있도록 공부만큼이나 열심히 박수치겠다"고 말했다.
여건상 모이지 못하는 축구 팬들은 랜선 응원을 계획하고 있다. 박모(27‧경산시 사동) 씨는 "친구들과 각자 집에서 화상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맥주 한 캔씩 마시면서 응원할 계획이다. 혹시나 경기 시간에 못 일어나는 친구가 있다면 서로 모닝콜을 해주면서 깨워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들의 응원 분위기가 극에 달하면서 거리응원 개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의 경우 월드컵 응원단 '붉은악마'가 광화문 광장 사용 허가를 신청했다. 다만 대구에선 거리응원전이 펼쳐질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대구시 관계자는 "민간에서 거리응원을 요청하면 검토해볼 수 있지만, 지역의 붉은악마 응원단은 대부분 카타르로 갔다. 시 자체적으로도 계획하고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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