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류경진의 미래자동차 이야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전성기

순수 전기차 보급되면 끝? 하이브리드의 힘 아직 쌩쌩

하이브리드 자동차란, 화석연료 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중간형태로, 두 자동차의 장점들을 절충한 차라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란, 화석연료 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중간형태로, 두 자동차의 장점들을 절충한 차라 할 수 있다.

최근 자동차 시장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환경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출시에 몰두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시대는 끝이 났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필자는 아직도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전성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

아직 전기차는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다. 주행거리도 한정적이고 배터리에 대한 문제도 있다.뿐만 아니라 전기차 인프라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충전소가 많아졌지만 길 가다 한 번쯤은 보이는 주유소와는 비교가 안된다.

오히려 10여년 이상 더 지속되면서 전기차 시대로 갈 것인가 수소차 시대로 갈 것인가 갈림길에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두 종류 또는 그 이상의 동력원을 사용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즉, 서로 다른 형태의 두 종류 이상의 에너지를 에너지 변환기를 통해 구동에 필요한 운동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자동차를 말한다.전기자동차의 방식인 전기모터와 화석연료 자동차의 핵심인 가솔린엔진을 같이 쓰는 경우다. 즉, 좁은 의미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란, 화석연료 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중간형태로, 두 자동차의 장점들을 절충한 차라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20세기 내연기관 차량 엔진 기술의 미약으로 모자라는 출력을 보조하기 위한 용도로 전동기를 사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시대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엔진 설계 기술이 발달하여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 관한 기술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개발이 중단되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란, 화석연료 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중간형태로, 두 자동차의 장점들을 절충한 차라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구조.
하이브리드 자동차란, 화석연료 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중간형태로, 두 자동차의 장점들을 절충한 차라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구조.

그러다 글로벌 환경 규제와 함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다시 부활 하게 된다. 현대적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시초는 1997년에 출시된 토요타 프리우스이다. 프리우스가 등장했을때는 아직 배터리의 낮은 에너지 밀도가 해결되지 않았을 때였다. 충전 인프라 또한 부족했다. 석유파동 때문에 기존의 주유소를 이용할 수 있으면서도 높은 연비를 요구하며 친환경적인 차량을 요구하던 시장에 부합했던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로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거의 모든 나라에서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규제하고 있다.또한 연비를 높여 석유의 고갈로 인한 연료대란을 늦추기 위함이다. 전세계적으로 무분별한 자원의 소비로 인해, 현재 화석연료의 고갈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기차로 가는 중간단계로 볼 수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기차로 가는 중간단계로 볼 수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기차로 가는 중간단계로 볼 수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반전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로 급속 전환하면서 전기차가 미래차 시대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실제로 가장 많이 팔리는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차라는 사실이 통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이 충전의 불편함 때문에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면서, 친환경차의 대안으로 충전 걱정 없는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향후 10년은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정규 한양대 겸임교수는 "대도시는 교통 체증이 극심해 충전이 불편한 전기차로는 한계가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획기적으로 바뀌기 전까지는 하이브리드차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BMW·벤츠 같은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기술 난도가 낮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최근 2~3년 사이 대거 출시하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와 엔진을 병립시킨 차로, 전기차처럼 충전이 가능하고 단거리(30~50㎞)는 전기로만 갈 수 있다.

배충식 카이스트 교수는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 배터리 재료 수급 등의 문제로 전체 차를 대체할 수 없다"며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를 실질적으로 대체할 주요 차종으로 10년이 아니라 그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경진 영남이공대학교 스마트 e-자동차과 교수

◆하이브리드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2022년 2분기 국내 자동차 누적등록 대수로, 하이브리드차는 104만 1737대로 최초로 100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친환경차 등록대수의 76%에 달했다. 전기차의 누적등록 대수는 29만8633대로 1년 새 2배 가까이 급증하며 30만대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등록대수만 놓고 보면 하이브리드차가, 증가율로 따졌을 땐 전기차가 빠르게 치고 나가는 걸 볼 수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들이 나온다. 현재 충전소 확대·전력 공급 확충 등 필수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 충전에 드는 시간도 만만치 않은데, 급속 충전기를 많이 설치하면 좋을 것 같지만,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박병일 자동차 정비명장은 "전기차 충전은 스마트폰 충전과 비슷하다"며 "음식을 급하게 먹으면 체하듯 배터리도 전력을 급하게 주입하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높은 차 값 때문에 망설이는 소비자들도 많다. 테슬라는 수시로 가격을 올려 모델3 스탠더드(최하위 모델)가 현재 7,034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원자재·부품 수급 문제 등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계속 껑충 뛰는 것도 문제이다.

이와 더불어 전기차는 생각보다 유지비가 높다는 지적도 많다. 이유는 '공임비' 때문인데, 고전압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35~40%를 차지한다. 망가질 경우 교체에 큰 부담인데, 만약 값비싼 배터리가 고장 나면 수천만 원에 달하는 수리비를 지불할 수도 있다. 승용차의 경우 보증기간이 만료된 경우, 새 배터리 교체비용은 무조건 차량 소유자가 부담해야 한다.

전기차 대세론과 하이브리드차의 강세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모든 차량을 순수전기차나 수소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하이브리드차를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매 보조금을 받지 않고는 구매하기 어려울 정도로 순수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판매가가 비싸고 충전 기술·인프라 수준은 개발 단계에 놓여 있어 친환경차 확산 속도를 낮추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로 신차 대기가 길어진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은 기본 대기 기간이 1년이 넘을 정도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vs 전기 자동차

전기차는 충전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완속 충전 시 7~8시간, 급속 충전 시 1~2시간 정도 소요되었지만 요즘은 18분 이내로 급속충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급속 충전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게 될 경우 배터리 수명을 갉아먹는 요인이 된다.

전기차는 정부 보조금을 통해 비교적 저렴하게 차량을 구매할 수 있어도, 하이브리드에 비해 가격이 부담스러우며 보조금이 언제까지 적용될지 모른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2022년 기준 유류세로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정책과 급상승한 유류비로 인해 전기차를 주목하는데, 차량의 배터리는 화학, 원자력 발전소를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당장의 경제성은 전기차에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 향후에는 전기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시간이 지나 중고차 매물이 많이 풀린다면 어떻게 될까?

배터리는 시간이 지나면 수명이 줄어든다 즉, 주행거리가 짧아지는데 이렇게 되면 당연히 차량의 가격은 제값을 유지 못할 것이고, 내연기관, 하이브리드에 비해 중고차 감가상각비가 심하게 진행될 것이다. 또한 차량을 폐차하거나 사고가 난다면 폐배터리 등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류경진 영남이공대학교 스마트 e-자동차과 교수

류경진 영남이공대학교 스마트 e-자동차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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