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박태준이 그린 영일만의 꿈, 테슬라 기가팩토리 포항 유치로 이어가자!

김병욱 국회의원(포항시남구울릉군)

김병욱 국회의원(포항시남구울릉군)
김병욱 국회의원(포항시남구울릉군)

"내가 포철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영일만 신항 개발과 인공섬 개발 계획을 수립했는데 지금 인공섬 항만 사업이 포기돼 무척 아쉽다. 국제공항은 소음 등을 고려할 때 영종도보다 포항 인공섬이 위치적으로 더 좋다. 국제공항이 포함된 영일만 신항 종합 개발계획이 축소된 것은 유감이다."

1997년 2월 4일, 포항시 제1호 명예시민증을 받기 위해 포항에 온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을 인터뷰한 매일신문의 기사다.

영일만 신항과 인공섬에 국제공항까지. '철강왕 박태준'이 포항제철소에 더해 그린 '영일만의 꿈'!

지난 총선 과정에서 포항공항으로 인한 주변 지역 개발 제한, 소음 피해 문제 해결을 고심하다 박태준 회장이 영일만 신항과 국제공항이 포함된 인공섬을 만들려 한 것을 알게 됐다.

2020년 4월 총선 뒤 그 계획서를 찾느라 포항시, 포스코 관계자들을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영일만 광역권 개발 기본 구상'이라는 제목의 용역 보고서를 찾았다.

1991년 3월, 청와대는 경상북도에 경북의 관문으로서 포항권의 확장 발전을 지시했고,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에서 서울대학교에 의뢰해 이 용역이 실시됐다. 이는 노태우 정부 말 박태준 회장이 작심하고 포항 지역을 광역 신도시로 만들고자 밀어붙인 '대역사의 서문'이었던 것.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포항시, 영일군, 경주시, 경주군의 향후 계획 인구는 150만 명에 달하며, 영일만 신항과 인공섬 국제공항 그리고 흥해 지역에 3천300만㎡(1천만 평)의 배후도시가 조성된다.

아울러 포항 원도심을 비롯해 기계, 연일, 오천 지역에 주거 및 산업단지 개발, 호미반도 일대에 관광단지 건설 그리고 안강, 감포 등 경주 지역 개발에 이르기까지 광역도시 개발계획이 촘촘히 박혀 있다.

이 용역은 1992년 9월에 최종 완료됐다. 하지만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박태준 회장의 정치적 부침과 함께 이 원대한 영일만의 꿈도 위축되고 말았다.

1990년대에 '영일만 광역권 개발 기본 구상'에 담긴 대로 영일만 신항과 인공섬 국제공항이 들어섰다면 현재의 포항과 대구경북은 그 지도가 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 박태준 회장이 못다 그린 영일만의 꿈을 마저 채색할 무지개가 지금 기적처럼 영일만에 떴다. 바로 '테슬라 기가팩토리'다.

지난달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의 화상 면담 이후 테슬라 기가팩토리 한국 신설 가능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내년 봄 테슬라는 아시아에 기가팩토리 추가 건립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하며, 이에 한국이 유력 후보지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포항 지역은 포스코를 중심으로 세계 최고 철강 클러스터가 있고,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도 이미 구축돼 있다.

그뿐만 아니라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 등의 기업들이 모여 세계적 이차전지 클러스터로 부상했고, 최근 전 세계 전구체 시장 1위 기업인 중국 CNGR이 포항에 1조 원 투자를 예고하기도 했다.

여기에 국제 컨테이너 부두 영일만항에 최고 수준의 대학 포스텍까지. 단언컨대, 기가팩토리 최적지는 '포항'이다.

시대를 앞서간 '혁신가 박태준'이 그린 영일만의 꿈과 그보다 더 앞선 미래를 그리는 '천재 일론 머스크'의 꿈이 포항에서 만난다면 인류는 어디까지 가게 될 것인가?

'박태준이 그린 영일만의 꿈'이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함께 무지개로 영일만에 피어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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