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GB금융지주가 있는 대구 북구 침산동 대구은행 제2본점. 매일신문 DB
DGB금융그룹 계열 하이투자증권이 올해도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올 들어 천정부지로 치솟는 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돈줄이 마르기 시작하면서 투자금 회수가 차질을 빚자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이날부터 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1967년생 이상(만 56세) ▷근속연수 20년 이상 ▷2급 부장급(최소 18년차 이상) 이상 등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대상이 된다.
희망퇴직금은 정년까지 남은 근속연수 60%에 대해 지급한다. 최대 36개월 급여분을 지급한다. 하이투자증권은 퇴직금과는 별도로 생활안정기금을 1천만원에서 최대 5천만원까지 지급할 계획이다. 또 희망퇴직자가 희망하면 전문영업직으로 재취업이 가능하다.
하이투자증권 측은 "이번 희망퇴직과 관련해 인력구조 효율화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노동조합 측은 이날부터 DGB금융지주가 있는 대구 북구 침산동 대구은행 제2본점 앞에서 희망퇴직 반대 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2018년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할 당시 약속했던 향후 5년간 고용보장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에도 1962~66년생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사측이 노조와 협의를 통해 시행했다. 노조는 당시 상황에 대해 희망퇴직 대상이 50대 중반 이상이었던 데다 희망퇴직을 바라는 직원이 상당수 있어 양해했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회사가 다시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은 "회사 경영진의 경영 실패 책임을 노동자에게만 고통을 전담하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올해는 요건이 셋 중 하나만 만족해도 대상이 돼 40대까지 포함되는 등 대상자 범위가 확대됐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증권가에서 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 경색 우려로 인한 인력 감축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증권사가 지난 몇 년 간 유동성 호황기에 막대한 수익을 누리며 인력 규모도 늘렸는데 자금시장이 경색되자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 임직원 규모는 2019년 813명에서 2020년 836명, 지난해 858명으로 해마다 늘었다. 특히 올해 3분기 기준 임직원은 926명으로 전년 대비 약 8%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59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8% 줄어드는 등 유동성 축소기에 증권사 경영 실적이 나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유동성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 하지만 주가에 경기가 선반영되듯 올해보다 내년이 더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 미리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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