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세계 1위'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애당초 승산이 희박한 싸움이었다. 그러나 벤투 감독과 태극전사들은 마지막까지 '한국의 축구'를 구사하면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퇴장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6일 오전 4시(한국 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브라질과 16강전 경기에서 1대 4로 졌다.
브라질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2골을 터트리며 피파 랭킹 1위의 위용을 과시했다.
6분 비니시우스가 하피냐가 내준 땅볼 크로스를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브라질은 13분 한 점 더 앞서나갔다.
정우영이 박스 안에서 공을 걷어내려다 히샤를리송의 발을 걷어찼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네이마르는 김승규의 역동작을 유발하는 모션으로 타이밍을 빼앗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신고했다.
다소 이른 실점이 두 차례나 나왔음에도 태극전사들의 투지는 꺾이지 않았다. 상대를 더 강하게 압박해 기회를 만들어내려 했다. 특히 황희찬은 전반 17분과 24분 중거리 슛으로 2번의 유효슈팅을 만드는 등 공격의 활로를 열기 위해 분투했다.
그러나 브라질은 역시 브라질이었다.
앞서 페널티킥을 얻어낸 히샤를리송은 28분 동료와 원투패스를 주고받은 뒤 깔끔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브라질은 7분 뒤에 다시 득점을 터트리며 점수 차를 4골로 벌렸다. 비니시우스가 가볍게 띄워준 크로스를 파케타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사실상 승부가 결정 난 경기였지만, 후반전에도 브라질의 공격은 무자비했다. 위기가 계속됐다. 수문장 김승규는 54분, 62분 하피냐를 결정적인 슈팅을 선방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태극전사들은 버티고 또 버텼다. 이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은 기어코 브라질의 골망을 흔들었다.
75분 백승호가 프리킥 상황 흘러나온 공을 왼발로 강하게 때렸다. 백승호의 슈팅은 브라질 선수를 맞고 약간 굴절되며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의 결과는 바꿀 수 없었지만, 세계 1위 브라질을 상대로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킨 골이었다.
벤투호의 월드컵 도전기는 이렇게 16강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이들이 보여준 모습은 충분히 박수받을 만했다. 단순히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확실한 색깔을 가진 팀이었다. 조별리그에서 만난 강팀들을 상대로 수동적인 축구가 아닌, 점유하고 공격을 전개하는 대등한 경기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브라질을 상대로도 마냥 수비적인 운영만 하지 않았다. 비록 큰 점수차로 졌지만, 그 와중에도 선수들은 빌드업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려고 애썼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국민들은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에도 통한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이젠 이 가능성을 잘 계승하고 나아가 발전시키는 것이 한국 축구에 던져진 숙제일 것이다.
카타르 도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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