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소속 기관 전 임기제공무원들 줄사표 움직임

진흥원 통합 이후 잔여임기만큼만 근로 계약 체결
임기제 공무원과 달리 다시 채용절차 거쳐야
“계약 만료에 따른 불안” 이직 사례 잇따라

대구문화예술진흥원 CI
대구문화예술진흥원 CI

지난 10월 출범한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산하 기관의 전문계약직(전 임기제 공무원)들의 줄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문예진흥원 통합 이후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 데다 수장 교체와 직제 개편 변화 예고 등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된 데 따른 움직임으로 보인다.

지역 문화계에 따르면 문예진흥원이 출범한 이후 두달여 간 직원들이 업무를 그만두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문예진흥원 소속 한 기관에서 근무해온 전문계약직 A씨는 최근 이달까지 근무하겠다며 사직서를 냈다. 6년여 간 줄곧 이 기관에서 일해온 A씨는 타지역으로 이직을 앞두고 있다.

A씨와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직원은 "A씨가 담당하던 특정 업무의 경우 전국에 전문인력이 많지 않다. 옮겨가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는 축하할 일이지만, 지역 문화계 상황을 놓고보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A씨의 이같은 결정은 진흥원 통합에 따른 여파로 여겨진다. 기존에 시 소속 임기제공무원의 경우 첫 계약기간 2년을 시작으로 최대 3년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지만, 진흥원 통합으로 인해 전문계약직으로 전환되면서 잔여임기만큼만 근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진흥원의 또다른 소속 기관의 경우 문예진흥원에 통합된 이후 4개월간 전문계약직 2명이 사직했다. 10월 초 이 기관에서 퇴직한 B씨는 이후 대구 한 기초자치단체 문화재단 팀장으로 이직했다. 평직원에서 팀장급으로 자리를 옮겨간 사례지만, 스스로 사직한 배경엔 임기제 공무원과는 다른 '잔여임기까지만 보장'이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C씨의 경우 실제로 잔여임기가 지난달 30일 만료돼 퇴사했다. 통합 후 잔여임기 만료에 따른 사직은 C씨가 전체 임기제 공무원 출신 중 첫 케이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흥원 소속 기관의 한 직원은 "계약이 만료되면 다시 채용절차를 거쳐야하는 것도 문제지만, 직제 개편에 따라 지금 자리가 남아있을지조차 모른다는 것이 더 문제"라며 "계약 만료일이 다가옴에 따라 불안감이 커지면서 일단 이직하자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관의 직원은 "인력이 빠지면서 업무가 과중된 부분도 있지만, 조직 정상화를 위해 직원으로서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직진단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채용이 있을 것이라고 하니 일단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전문성 있는 지역 인력들을 놓칠 판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통합된 기관의 한 관계자는 "그간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오고 업무 이해도가 높은 인력이 빠져나가는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짧은 시간 일어났던 여러 변화가 독이 될 지, 약이 될 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