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에 등장한 '도막형 포장 공사'를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도막형 포장 공사는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도로 위에 3~5mm 두께의 페인트를 덧칠하는 방식으로, 대구에서는 중구청이 학교나 어린이집 주변에 도입하고 있다.
중구청은 시인성이 뛰어나고 덜 미끄럽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주변 상인들은 환경 오염과 침수 우려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중구청은 봉산문화거리(600m) 보행환경개선 사업으로, 예산 8억원을 투입해 기존 점토 블록을 뜯어내고 도막형 포장재로 재시공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중구청은 인도와 차도를 구분해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고 거리 미관을 개선하기 위해 도막 포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시인성이 중요한 어린이 보호구역 등에 도막 포장재가 주로 쓰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구청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예산 4천500만원을 투입해 봉산문화거리 바로 옆에 있는 대구초등학교 어린이 보호구역에 도막형 포장공사를 시행했다. 지난달 동덕초등학교 주변에도 같은 공사를 했다. 중구 곳곳에 안전에 유의해야 할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인근을 대상으로 도막형 포장공사가 진행 중이다.
중구청 건설과 담당자는 "학교나 어린이집은 오히려 도막형 포장으로 개선해달라고 요구한다"며 "봉산문화거리 자체가 문화 특구이기 때문에 거리의 특색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도막 포장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반면 도막 포장공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3년 이상 지나면 아스팔트 위에 두껍게 칠한 페인트에 균열이 가는 박리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비가 오면 물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주변 침수 우려가 커진다는 민원도 있다.
봉산문화거리에서 35년 이상 가게를 운영해 온 A(63) 씨는 "기존 점토 블록이 아직도 내구성에 문제가 없고 거리의 특색과 잘 어울리는 거 같다"며 "가게와 집들이 다 오래된 탓에 턱이 낮은데 물이 잘 빠지지 않으면 침수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전문가들도 도막 포장은 친환경 소재보다 직사광선 흡수율이 높아 여름철 열섬 현상이 발생하거나 빗물이 스며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건축 자재를 선택할 때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할 요소는 거리의 특수성을 잘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인표 대구시건축사회 중구 회장은 "봉산문화거리처럼 폭이 넓지 않은데 차량이 많이 다니는 도로는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기 위해 도로 경계선을 나누고 높낮이를 조정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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