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이(Bye) 바이(Buy) 코리아?…외국인 나흘 만에 1조 팔았다

실적 부진 반도체 종목 집중…두 달간 6조 순매수와 대조
美 연준 코앞 경계심리 확산…단타 겨냥 치고 빠지려는 듯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9포인트 상승한 2,386.90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5.2원 내린 1,316.5원으로 시작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9포인트 상승한 2,386.90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5.2원 내린 1,316.5원으로 시작했다. 연합뉴스

최근 두 달 간 6조원 넘게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며 유가증권시장을 끌어올렸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약 1조원어치 주식을 팔아 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9천59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1일을 제외하고 2일부터 4거래일 연속 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49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 역시 6천20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오로지 개인 투자자들만 1조5천149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실적 부진 우려를 낳는 반도체 종목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을 3천816억원어치 팔아 치워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삼성전자 주식을 2천448억원어치 매도했다. 다음으로 LG이노텍(663억원), 크래프톤(624억원) 순이었다.

이 같은 영향인지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매도한 종목은 이달 들어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0일 종가보다 7.2% 하락했다. 심지어 전날 SK하이닉스는 종가 기준 주가가 2020년 11월 이후 2년여 만에 8만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삼성전자(-5.3%), LG이노텍(-7.9%), 크래프톤(-21.4%) 등도 지난달 30일 종가 대비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렸다.

외국인이 매수에서 매도로 태세를 전환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폭을 결정하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공개된 11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향후 연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높였으나, 이후 발표된 고용 지표와 비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각종 미국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했다.

여기에 외국인 자본도 단기 수익을 노리고 치고 빠지기를 하는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각종 지표상 내년 연초에도 글로벌 경기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주가가 오른 국내 증시에서 현금화를 서두르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풀이다.

김성호 NH투자증권 WM사업부 차장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이 2,100대에서 상승 곡선을 그릴 때 외국인 매수가 7조4천억원 규모까지 올라갔던 게 지금은 5조9천억원까지 내려졌다"며 "국내 증시 상승세 때 중국과 홍콩 시장 차트가 나빴는데 최근 들어 그쪽 시장이 다시 오름세다. 수익이 난 한국이 이제 횡보할 가능성이 커보이니 다시 눈을 돌리는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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