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여당의 '품목 확대 없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수용하겠다고 8일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정부·여당에 안전운임제 일몰제 3년 연장과 적용 품목 3개 확대를 골자로 하는 '3+3 중재안'을 제안했지만, 이를 철회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조건 없이 업무에 복귀하고, 안전운임제 지속 여부는 별도로 따져 보자는 입장이다. 파업 전에 '품목 확대 없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제시했음에도 '집단 운송 거부로 국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줘 놓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제도를 유지하자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정부·여당 안을 수용하기로 한 것은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고, 사실상 화물연대가 파업을 지속할 동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며 자기 요구 사항을 늘어놓았다가 싸늘한 여론과 정부의 강경한 대응에 막히자 '그럼 원래대로 제도를 유지하자'는 것은 무책임하다. 무엇보다 2020년 안전운임제를 3년 시한으로 도입한 것은 그 효과를 따져 보기 위해서였다. 안전운임제로 과속·과적·과로 등 교통안전 문제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검증도 없이 3년 연장으로 갈등을 뒤로 미루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또 현재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2개 품목에만 안전운임제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품목을 더 늘리거나 변경할 필요성은 없는지, 안전운임제로 지급하는 각종 비용 및 그 산정 방식은 합리적인지, 안전운임제에 따른 물류비 상승 영향은 어떤지, 개인사업자인 화물차 기사들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이 다른 개인사업자들과 형평성 문제는 없는지 등도 살펴보아야 한다.
안전운임제를 지속하든 확대하든 폐지하든 오늘 풀어야 할 과제를 내일로 미루는 식으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 전임 정부들이 국민연금, 건강보험, 교육 개혁, 국가 부채 등을 그렇게 떠넘긴 탓에 갈수록 문제를 풀기가 어려워졌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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