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웃사랑] 한국 찾아오자마자 1살 난 딸 폐렴 판정에 무너져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 귀화위해 찾은 고려인 부부
폐렴 진단받은 딸 입원비만 하루에 100만 원
한국 온 지 6개월 안 돼 의료보험 적용도 못 받아

고려인 남 스타니슬라브(31) 씨와 김 율리아(28) 씨가 폐렴 진단을 받은 딸 남미야(1)양을 돌보고 있다. 김세연 기자
고려인 남 스타니슬라브(31) 씨와 김 율리아(28) 씨가 폐렴 진단을 받은 딸 남미야(1)양을 돌보고 있다. 김세연 기자

일주일 만에 아내와 1살 난 딸을 대면할 수 있게된 남 스타니슬라브(31) 씨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는 딸을 품에 꼭 안아본다. 방역 지침상 보호자 한 명 외에는 병실에 들어갈 수 없기에 영상통화로만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는 남 씨. 아직 말은 못 하지만 며칠 전 이제 겨우 '엄마', '아빠'라고 입을 뗀 아이는 남 씨를 향해 연신 아빠를 외쳤다. 담담한 모습으로 병실로 걸어들어갔던 남 씨는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부녀 상봉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아내 김 율리아(28) 씨도 뒤돌아 눈물을 훔친다.

◆귀화 위해 한국 찾았지만 아이 폐렴 진단

남 씨는 지난 2017년 누나와 아내 김 씨와 함께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이주했다. 고려인 1세인 할머니와 할아버지부터 아버지까지 우즈베키스탄에서 살았지만, 남 씨는 항상 한국을 고향으로 여기고 자랐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한국인들과 함께 어울리며 언젠간 한국에 정착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었고, 가족들과 함께 취업비자를 받아 한국에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남 씨와 누나, 아내 김 씨는 경북의 한 공장에서 함께 일하게 됐고, 누나가 한국에서 결혼하자 우즈베키스탄에 계시는 어머니도 모셔와 일가족이 함께 살게 됐다.

3년 정도 한국에서 일한 후 취업 비자가 만료되자 부부는 연장을 위해 우즈베키스탄으로 한차례 돌아갔다. 비자 발급에 시간이 걸리면서 우즈베키스탄에 체류하는 동안 딸도 태어났다. 지난 3월 딸이 태어나고 이후 비자도 연장이 되자 부부는 9월에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남 씨는 원래 일하던 공장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고, 세 가족은 귀화를 목표로 안정적인 삶을 꿈꿨다.

하지만 얼마 안 가 가족에게 불행이 닥쳐왔다. 태어난 지 1년도 채 안 된 딸이 4일 내내 고열에 시달려 병원을 찾았다가 폐렴 진단을 받게 된 것이다. 공장에서 일하던 중 갑작스럽게 딸이 경련을 일으키며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남 씨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경제 악화로 일거리와 수입이 많이 줄었지만, 딸의 치료비를 생각하면 일을 쉴 수도 없었다. 남 씨는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딸이 아픈 것이 자기 탓인 것 같은 죄책감마저 들었다.

◆치료비는 감당 안 되는데 일거리는 줄어

의사는 아직 환자의 나이가 어리고 미약하나마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완치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남 씨 가족은 아직 한국에 온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아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현재 딸의 입원비만 하루에 100만 원씩 정산되고 있다. 앞으로 최소 2주간 아이는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중환자실에 입원해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경제 악화에 따른 수입 감소와 아이 치료비 부담이 겹치면서 현재 남 씨 부부는 누나와 매형의 집에 얹혀살고 있다. 동생의 딱한 사정을 알기에 누나와 어머니가 주위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는 등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주고 있지만, 쌓여만 가는 병원비는 감당하기 힘들다. 남 씨는 여전히 공장을 나가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금까지 월급 80만 원을 한 번 받은 것이 전부다. 병원에서는 하루 종일 아내 김 씨가 아이를 돌보고 있다.

아이의 병실에는 김 씨만 들어갈 수 있고, 김 씨도 아이 곁을 비울 수 없기 때문에 남 씨는 아내와 아이를 만나기도 힘든 처지다. 이틀에 한 번 병원에 물품을 전달하러 오는 길에 영상통화로 얼굴을 잠깐 보는 것이 전부다. 남 씨와 김 씨는 언젠가 귀화 시험을 쳐 다시 한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고 싶다고 말한다. 아이도 할아버지의 고향인 한국에서 건강하게 자라 평생을 지냈으면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매일신문 이웃사랑은 매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액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싶은 분은 하단 기자의 이메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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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내역]

◆돌봐줄 사람도 없이 암 진단 받고 폐지더미 속에 누워있는 이상건 씨에 2,759만원 전달

사업 실패 후 생활고로 이혼한 뒤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다가 암 진단을 받은 이상건 (매일신문 11월 29일 자 10면) 씨에 2천759만5천230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삼이시스템 10만원 ▷사월화성파크2단지부녀회 10만원 ▷원일산업 10만원 ▷느티나무한약국 5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5만원 ▷김강현 1만1천원 ▷장순임 1만원 ▷이신덕 30만원 ▷이은경 5만원 ▷김준홍 3만원 ▷박종천 3만원 ▷배영철 2만원 ▷신종욱 2만원 ▷이재숙 2만원 ▷최경희 1만2천원 ▷곽민정 1만원 ▷권오영 1만원 ▷남장호 1만원 ▷문민성 1만원 ▷하정현 2천원 ▷'이상건님께' 1만원 ▷'따스한햇살' 5천원 ▷'희망금' 4천원 ▷'나중에더많이' 430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편 집나가고 건강 약한 아이 둘 돌보며 생활고 겪는 양지영 씨에 2,598만원 성금

남편이 집을 나간데다 교통사고로 거동이 힘든 상황에서도 아이 둘을 돌보는 양지영(매일신문 12월 6일 자 10면) 씨에 49개 단체, 213명의 독자가 2천598만2천570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화문화장학재단 200만원 ▷대구상서고학생들 100만원 ▷대구여성정치아카데미총동창회(이재경) 100만원 ▷제일안과병원 100만원 ▷㈜대구은행 1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100만원 ▷스마트치과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태원전기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정수철) 40만원 ▷성서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법무사김태원 20만원 ▷경주천마자동차전문 10만원 ▷김영준치과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최우진) 10만원 ▷모범뷰티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이구팔육(김창화) 10만원 ▷㈜태광아이엔씨(박태진) 10만원 ▷혜민학원(조현모)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박노석세무사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봉란옥(이순자) 5만원 ▷세무사김기욱사무소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언양봉계숯불갈비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채성기약국(채성기)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흥국시멘트 5만원 ▷국선도풍각수련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청산(우창하) 3만원 ▷대원전설(전홍영) 2만원 ▷마린슐레(조창우) 2만원 ▷하나회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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