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군위 품는 대구, 환호를 현실로 이어 가려면

경북 군위군이 내년 7월부터는 대구광역시 군위군이 된다. 천년 역사의 군위라는 이름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 다시 역사를 써 나가기 시작하는 전환점으로 선언할 수 있다. 대구는 군위 편입으로 신산업의 기반이 될 광활한 대지를 확보했고, 군위는 도시 행정 시스템의 수혜를 받게 됐다. 대구와 군위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는 윈윈 전략이라는 분석이 우세해 보인다.

청사진은 차고 넘친다. 군위의 경우 대구 시내버스 노선과 버스 환승 체계 편입 등으로 접근성이 나아진다. 병원, 학교 등 생활 편의시설 유치도 쉬워진다. 전반적인 삶의 질 개선이 기대된다고 볼 수 있다. 부동산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군위 군민들의 만족도를 높인 이유 중 하나다. 장기적으로 소멸위험지역이라는 짐을 벗을 수 있게 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전국 최고의 소멸위험지수, 노령화지수라는 오명을 벗는 것이다. 이번 편입이 미래를 향한 전환점이라는 풀이도 결코 무리가 아닌 것이다.

연쇄 효과로 산업단지 등의 유치가 수월해질 전망이라는 건 대구 입장에서도 기회다. 높은 분양가와 민원 등으로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에 한계가 있던 터다. 상대적으로 지가가 저렴한 군위에 신공항 중심 공항복합도시, 국가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및 자유무역지대 등 신규 산업단지 조성에 주저할 이유가 없어졌다.

물론 장밋빛 청사진을 현실로 만들려면 남은 과제를 지혜롭게 풀어가야 한다. 우선 오랜 세월 농촌 지역으로 살아온 군위로서는 분절감이 있을 수 있다. 도시계획, 학군 조정, 농업 분야 등의 주요 사업 계획 재정비에 속도전으로 임할 필요는 없다. 아울러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대구시가 균형을 잡고 안배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행정조직의 융화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이견 조정과 상호 협의 과정의 중요성은 두말하나 마나다.

당장 뭔가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1995년 대구로 편입된 달성군이 대구 산업의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요지가 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군위군의 대구 편입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의 선결 과제였다는 점이다. 신공항 건설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군위의 대구 편입은 빛을 잃는다. 신공항 특별법 연내 통과에 다시 힘을 모아야 할 때임을 각성하자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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