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상민 해임안 통과에 국회 급랭…'TK신공항 특별법' 된서리 위기

국힘, 예산안 처리·국조 집중…당권경쟁에 협의 늦어질 수도
민주, 이재명 리스크 대응 주력…험지 법안 신경 쓰기 어려울 듯

국민의힘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의에 반대하며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의에 반대하며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정쟁의 터널로 집입하자 지역민의 숙원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처리가 된서리를 맞을 위기에 처했다. 정치권이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본회의 처리 이후 사생결단식 충돌하면서 국회 시계가 멈춰섰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권에선 국회가 연말연시 예산안과 국정조사가 난마처럼 얽힌 국면을 돌파한다고 해도 국민의힘은 차기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어수선할 수밖에 없어 특별법이 조속한 시일 내 여야 입법협상의 중심에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수성구갑)는 11일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은 국민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해임건의안을 남발해 헌법상 권한을 희화화하는 짓들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정쟁화를 일삼아 정부·여당 발목을 잡고 대선 불복을 하고, 방탄 국회를 만들어 자기 당 대표의 수사와 비리를 덮어가려는 책략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감안했을 때 대통령께서 또다시 헌법이 정한 국회의 책무를 거부하지는 못할 것이다. 거부해서도 안된다"며 해임 수용을 촉구했다.

특히 여당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처리에 대응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는 물론 국정조사 파행까지 벼르고 있어 당분간 정국은 얼어붙을 수밖에 없고 그러면 국회의 입법기능은 일시정지가 불가피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당이 가장 신경을 쏟는 부분은 단연 내년도 예산안 처리고 두 번째는 첫 번째 사안과 연계된 국정조사가 될 것"이라며 "여야가 이렇게 신경전을 이어가면서 '준예산' 얘기까지 거론하면 특별법 논의는 빨라야 국정조사가 마무리 되는 내년 봄부터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여곡절 끝에 예산안 처리와 국정조사가 마무리 되더라도 국민의힘은 당권경쟁 때문에 여념이 없을 것이고 민주당 역시 수사기관의 당 대표 압박에 대응하느라 험지 관련 법안에 큰 신경을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논리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각에서 특별법과 광주군공항이전특별법을 동시에 처리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러면 광주군공항특별법이 국회 내 관련 입법절차를 밟는 동안 특별법이 기다리는 시간도 추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차기 국민의힘 지도부가 특별법 추진에 얼마나 힘을 실을지 의문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여당 내 분위기를 고려하면 차기 당수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맡을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면 야당과의 협상보다는 충돌하며 선명성을 강조할 공산이 크고 여야 협상의 목소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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