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똥으로 알 수 있는 반려견 건강정보

인류와 공생하며 식습관 닮아가…적당히 덩어리진 무른 똥이 건강
사람처럼 똥 색상 통해 건강 진단 가능해

염증성장염은 면역의 과잉반응으로 인해 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소화불량, 구토,설사를 일으킬수 있다.
염증성장염은 면역의 과잉반응으로 인해 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소화불량, 구토,설사를 일으킬수 있다.

반려견을 돌보는 반려인의 마음은 언제나 부모 심정이다. 엄마가 아기 똥을 살펴보며 건강을 예측하듯이, 반려견의 똥 속에도 다양한 질병 정보들이 담겨있다. 똥의 형태와 색깔로 예측 가능한 질병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자

Q. 우리 몽이(가명)가 검은색 묽은변을 봐요. 지금은 식욕도 줄고 기운도 없어졌어요.

A. 몽이는 IBD(inflammatory bowel disease, 염증성장염)로 진단되었다. IBD는 면역 과잉 반응으로 심한 장염이 주증상이다. 식욕부진, 구토, 설사, 혈변, 복통이 지속되며, 음식물을 소화시키지 못하다 보니 영양결핍이 발생한다. 저알부민혈증에 의해 복수가 차기도 한다.

반려견 똥은 사람보다는 조금 더 단단하면서도 짙은 갈색변이 건강한 똥입니다. 반려견의 똥색으로 질병을 관찰할 수 있다.
반려견 똥은 사람보다는 조금 더 단단하면서도 짙은 갈색변이 건강한 똥입니다. 반려견의 똥색으로 질병을 관찰할 수 있다.

◆ 염증성장염이란?

몽이(가명)는 12살, 말티즈이다. 최근 2주 정도 똥색이 유난히 짙어졌다고 한다.보호자는, 몽이가 별다른 질병없이 건강하게 지내왔다고 한다. 최근 들어 구토 증상이 드물게 관찰되었고, 식욕은 줄었지만 체중은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어제부터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기운이 없어 보였고, 배도 볼록하게 부풀었다며 내원했다.

몽이에 대한 검진이 시작되었다. 청진에서 미약한 심잡음과 호흡성 동성부정맥이 관찰되기는 하였으나, 나이와 품종을 고려하여 심장약을 먹어야 할 정도의 질병 상황은 아니었다. 호흡음은 정상이었으며, 혈압은 120mHg이었다. X-ray 방사선 검사에서 흉부 및 심장은 괜찮았으나, 복부 소견에서 복부팽대가 현저하며 장염 소견과 복수 소견이 의심되었다.

초음파 검사에서 다량의 장액성 복수가 확인되었고, 소장 전반에서 걸쳐 심한 염증과 점막의 부종소견이 관찰되었다.이러한 검사 소견은 장염과 단백질소실성 복수를 동반한 염증성장염을 의심한다. 초음파 검사와 동시에 복강에서 복수를 제거했다. 복수는 전형적인 장액성 복수로 저단백혈증에 의해 발생한다. 복수 제거 전의 몽구의 체중은 3.96kg 였지만 복수 제거 후 체중은 3.2 kg 으로, 체중의 20% 정도에 해당하는 복수가 제거되었다.

혈액검사에서는 심각한 저단백혈증(TP: 4.1)과 저알부민혈증(Albumin:1.5 )이 확인되었다.

몽이(12살,말티즈)는 몽구는 강아지 IBD로 진단되었다. 초음파 검사에서 소장의 심한 염증과 부종소견이 관찰되었고, 복수가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배가 볼록할 정도였다. 몽구는 700cc 이상의 복수를 제거하고 알부민 주사와 집중적인 입원 치료가 진행되었다,
몽이(12살,말티즈)는 몽구는 강아지 IBD로 진단되었다. 초음파 검사에서 소장의 심한 염증과 부종소견이 관찰되었고, 복수가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배가 볼록할 정도였다. 몽구는 700cc 이상의 복수를 제거하고 알부민 주사와 집중적인 입원 치료가 진행되었다,

몽이 대한 최종 진단은 염증성장염 및 PLE(단백질 손실성 장염)로 진단하였고, 면역억제제 처방과 입원 후 집중적인 영양수액치료가 결정되었다.

몽이의 경과는 불과 하루 사이 현저히 좋아졌다. 면역억제제, 이뇨제, 알부민 투여와 영양수액 치료 덕분에 혈액수치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복수도 제 형성되지 않았다.

입원 3일 째 되는 날, 건강해진 몽이를 본 보호자는 퇴원을 요청했다. 당일 식사도 잘하고 활기도 좋은 편이라 가정에서 처방식이를 잘 지키겠다고 했다. 염증성장염 환자의 특성 상 장염이 회복되고 소화기능이 확연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시일이 필요함을 설명했지만 가족들의 완고한 부탁에 퇴원을 결정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몽구는 식욕이 줄고, 속이 불편함을 호소했다. 혈액검사에서 역시나 혈장 단백질과 알부민이 다시 낮아지기 시작했다. 초음파 검사에서도 장염 소견은 다시 악화되고 있었다.몽이는 재입원하고 집중적인 영양수액 치료가 진행되었다.

재입원 4일 째 되는 날, 몽구는 퇴원했다. 퇴원 후에도 몽이에게는 철저한 식이처방이 권장됐다. 지방함량이 낮은 처방식을 하루 정상 섭취량의 50% 정도로 줄여서 급여해야 한다. 식사횟수는 하루 4회 정도로 나뉘어 소량씩 제공해야 한다.

염증성장염은 면역의 과잉반응으로 인해 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소화불량, 구토,설사를 일으킬수 있다.
염증성장염은 면역의 과잉반응으로 인해 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소화불량, 구토,설사를 일으킬수 있다.

염증성장염을 비롯한 만성 장질환을 앓은 반려견은 식사량을 서서히 늘려주는 이유가 있다. 장점막이 치유되고 소화능력이 충분히 정상화되기 까지는 소화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더 유리하다. 똥의 형태와 색상이 충분히 건강하다고 확인되면 서서히 식사량을 늘려주는 것이 합당하다.

퇴원 후 3일 뒤, 몽이는 무척이나 건강한 모습으로 내원했다. 보호자도 이제 과거의 몽이를 보는 것 같다며 기뻐했다. 하지만 식사량을 제한하여 급여하는 만큼 충분히 먹이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몽이는 2주 정도의 시간을 거치면서 서서히 정상 급여량으로 증량해 야하며, 가능하다면 육포와 개껌 등의 간식을 먹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염증성장염 환자에게 개껌, 육포, 간식을 먹이지말라는 이유는?

염증성장염은 면역의 과잉반응으로 인해 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일종의 음식물에 대한 비정상적인 과민반응으로 인해 장점막이 헐고 출혈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 발병 요인을 명확히 찾아내기는 어렵지만, 부적합한 음식물, 개껌, 간식 등에 포함된 화학 물질이나 오염물질로 추정할 뿐이다.

염증성장염의 재발 방지와 만성적으로 손상받은 장점막이 충분히 회복할까지는 소화가 원활한 저지방 장부담을 줄이는 처방식을 권장하고, 반면에 개껌, 육포, 간식 등은 먹이지 말라고 당부하는 이유다.

◆염증성장염치료와 합당한 식사법은?

치료는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여, 환자의 상태 및 치료약에 대한 반응에 따라 한가지 또는 두가지 이상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단, 면역억제제가 간이나 신장에 악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환자의 혈액을 모니터링 하면서 약물의 용량을 줄여나가야 한다.

저알부민혈증이 심할 때는 알부민 및 영양수액 공급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서서히 건강이 회복되어 식욕이 증가하더라도 절제가 필요하다. 장점막이 치유되고 소화능력이 충분히 정상화되기 까지는 소화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저지방 인테스티널 처방식을 정상 1일급여량의 50%를 하루 4회 나뉘어 급여한다. 똥 색이 갈색을 띄고 충분히 덩어리진 변을 본다면 식사량을 단계적으로 늘려주는 것이 합당하다.

◆염증성장염 예방은 쉽지않다.

염증성장염은 건강검진을 해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설사나 구토 증상이 반복된다면 혈액검사와 영상진단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이 가능한 정도다.

평상시 반려견의 배변 색과 형태를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검은색, 다크초콜릿, 붉은색의 대변색이 관찰된다면 장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식사량이 소량임에도 불구하고 식사 후 복부팽대와 몸 만지는 걸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면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딱딱한 개껌, 육포 등은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부드러운 간식이더라도 하루 사료 급여량의 10% 이내로 절제하는 것이 적합하다. 운동량의 증가와 수분섭취의 증가는 모든 소화기 질병을 예방하는 공통된 처방이다.

Q. 똥 색깔로도 강아지 질병을 알 수 있나요?

A. 강아지 똥도 사람 똥이랑 비슷합니다. 수천년을 인류와 공생하다 보니 식습관이 사람을 닮아가기 때문이다. 사람은 황금빛 갈색변이 건강한 똥 이라면, 사료를 주식으로 하는 반려견은 사람보다는 조금 더 단단하면서도 짙은 갈색변이 건강한 똥이다.

검은색, 붉은색, 노란색, 녹색 똥은 질병이나 건강 이상을 의심한다.

똥색으로 관찰하는 반려견 건강정보
똥색으로 관찰하는 반려견 건강정보

◆똥 색깔로 살펴보는 반려견 건강정보

▷갈색– 건강한 똥. 사료를 먹는 반려견은 사람보다는 조금 더 짙고 단단한 똥이 건강한 똥이다.

▷검정색, 다크초콜릿– 위나 소장의 출혈을 의심한다. 상부소화기의 광범위한 출혈 후 대장에서 정체되며, 적혈구 내의 철분 성분이 산화되어 짙은 초콜릿색상의 똥이 형성된다. 식중독, 바이러스출혈성장염, 십이지장충감염, 염증성장염 등이 염려된다.

▷빨간색– 신선한 혈액이 포함되어 있음을 의심한다. 변의 표면에 혈액이 묻혀 있다면 대장이나 결장의 출혈을 의심하며,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 또는 변비가 심하더라도 국소적인 출혈 흔적이 관찰된다.

▷분홍색, 보라색– 상부 소화관의 광범위한 출혈과 장운동의 항진이 병행되는 경우다. 점액 또는 설사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 출혈성 위장염(HGE)처럼 매우 심각한 상황일 수 있으므로 빠른 시간내 수의사의 검진이 필요하다.

▷노랑– 담낭이나 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과식으로 음식물이 소화관을 빠르게 이동하는 경우 노란색의 묽은변이 관찰되기도 한다.

▷녹색– 풀을 먹거나 그리니스 개껌과 같은 색소가 함유된 물질을 먹었을 가능성이 있다. 원충, 기생충 또는 세균 감염에 의한 설사변에서도 관찰된다.

▷회색– 외분비 췌장 기능 부전 (EPI)과 같은 소화 문제를 의심한다.

▷흰색– 칼슘이나 뼈를 너무 많이 섭취한 경우 흰색의 딱딱한 똥이 관찰된다.

▷흰색의 이물 포함 – 개회충, 십이지장충, 촌충 등의 기생충 감염을 의심한다.

반려견 똥은 사람보다는 조금 더 단단하면서도 짙은 갈색변이 건강한 똥입니다. 반려견의 똥색으로 질병을 관찰할 수 있다.
반려견 똥은 사람보다는 조금 더 단단하면서도 짙은 갈색변이 건강한 똥입니다. 반려견의 똥색으로 질병을 관찰할 수 있다.

Q. 우리 강아지 똥은 굴러다닐 정도인데 변비인가요?

A. 사료를 먹는 반려견의 똥은 사람보다 단단한 편이다.

개똥은 단단할수록 냄새가 덜 나고 반려인의 입장에서 똥 치우기가 유리하다. 그러다 보니 사료 회사는 똥이 단단하고 냄새가 덜 나도록 건강에 무해한 첨가물을 사료 속에 첨가시키기도 한다. 사료를 먹은 개가 땡끌땡글한 똥을 누면 반려인은 이 사료가 소화가 잘되는 좋은 사료구나라며 착각하는 경향도 많다.

건강한 똥은 사람이나 개나 적당하게 덩어리진 무른변이다. 똥을 휴지로 짚으면 바닥에 살짝 묻힐 정도의 덩어리진 똥이 건강한 개똥이다.

강아지 똥이 바닥에 굴러다닐 정도라면 수분 함량이 적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똥을 누는 반려견은 나이가 들수록 수분 섭취 부족으로 인한 신장질환, 심장병, 방광결석이 다발할 여지가 높다.

반려견이 배변을 보기 위해 힘을 주는 행동이 너무 길어지거나, 똥에 피가 묻혀지는 경우, 소리를 내거나 통증을 호소한다면 처방이 필요한 변비증상이다. 음수량을 증가시키고 섬유소가 풍부한 처방사료 또는 야채의 급여를 권장하며, 보호자가 가능하다면 소량의 미온수를 항문에 주입할 수도 있다.

이러한 조치 후에도 변비 상태가 지속된다면 수의사의 검진이 필요하다. 수의사는 대장내 이물의 잔존, 종양, 전립선비대증, 요로결석, 회음부 탈장 등의 질병을 감별 진단 후 필요한 약물을 처방한다.

Q. 변비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반려견의 변비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다.

탈수, 운동부족, 디스크질환, 거대결장, 자율신경계의 이상이 변비의 원인으로 작용한다.실외 배변습관의 혼동, 불안, 스트레스도 개가 배변을 참으려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변비로 악화되기도 한다. 개껌, 육포, 칼슘 등의 무기질 함량이 높은 간식의 급여가 변비를 악화시킨다.

비만, 관절염, 방광염처럼 배변 자세의 불편함을 동반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변비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수분섭취를 덜 할수록, 활동량이 적을수록 변비의 발병 가능성은 높아진다.

Q. 변비에 도움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A. 변비로 도움되는 관리법은 사람이나 반려견이나 비슷하다. 활동량 증가와 음수량 증가, 식이섬유의 충분한 공급이 가장 원칙적인 처방입니다.

반려견 변비에 도움되는 가정 관리법을 알아보자.

1. 운동이나 활동량을 늘려준다. 장운동이 촉진된다.

2. 음수 섭취량을 늘려준다. 습식 사료를 급여하거나 사료를 물에 불려주는 것도 가능하다.

3. 섬유소 섭취를 늘려준다. 양배추,브로컬리 등 야채 급여가 유용하다.단, 과일은 당섭취량이 많아 적합하지 않다.

4. 포스트, 프로바이오틱스 등이 함유된 유산균 급여는 장운동을 촉진한다.

5. 저녁 식사에 소량의 올리브오일을 첨가한다. 양이 많으면 오히려 소화불량이나 설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배변 상태를 관찰하며 조절한다. 단, 췌장염 환자에게는 금기사항이다.

6. 미지근한 생리식염수를 소량씩 항문에 주입한다. 약국에서 시판하는 관장액 사용은 금기사항이다.

이러한 조치 후에도 변비 상태가 지속된다면 수의사의 검진이 필요하다. 수의사는 대장내 이물의 잔존, 종양, 전립선비대증, 요로결석, 회음부 탈장 등의 질병을 감별 진단 후 필요한 약물을 처방한다.

박순석
박순석

박순석 수의학박사

한국임상수의학회 부회장

SBS TV 동물농장 자문수의사

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사) 한국동물복지표준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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