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핵심인 기회발전특구(Opportunity&Development Zone·ODZ) 추진을 위한 지방투자산업발전 특별위원회가 지난 11월 말 출범했다.
강영환 대전대 겸임교수(전 대통령직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 기획운영실장)가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 등 4개 부처 담당 국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했다. 학계 인사와 국책 연구기관, KDB산업은행,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산업단지공단 등 지방 기업 관련 공공기관 관리자들을 포함한 14명이 민간 위촉직으로 참여했다.
이 기구는 주로 기회발전특구 지정 계획 수립 지원과 방향 설정 임무를 추진하며 기업의 지방 투자 활성화 지원 사업 및 규제 완화 방안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기회발전특구 관련 최대 관심사인 지방투자촉진법 제정과 세법 등 관련 법안의 정비 작업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별 특화산업과 부지 선정, 인력 육성 계획, 규제 정비 계획 등 사업 추진을 위한 세부 지침을 마련하고자 관련 중앙 부처 간의 이견 조율을 통한 최적의 기본 방안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지자체들의 움직임들도 빨라지고 있다. 경남도과 충남도는 도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서 기회발전특구와 교육특구 신청 준비를 위한 사전 기획에 들어갔고 대전시, 세종시, 밀양시, 창원시, 충주시 등도 TF를 만들어 신청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구경북의 대응 움직임은 더디다. 기회발전특구나 교육특구 신청을 위한 기본 콘셉트조차 아직 안 잡힌 상태라 다소 안타깝다.
기존의 특구나 지구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기회발전특구와 교육특구는 처음부터 지자체가 민간과 함께 특구를 기획하고 만들며 관리하는 방식이며, 기존에 없었던 파격적인 특혜를 부여할 것으로 보여 지자체 입장에서는 관심을 가질 만한 매력이 충분하다.
특히나 대구는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됨에 따라 새로운 특구를 만들 수 있는 공간적 선택지가 늘어나는 장점도 있고, 공항과의 접근성이 좋아지는 대구 북구와 서구의 경우 생활 기반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서 이를 연계한 특구 기획이 가능하다.
미국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중국을 길들이고, 경계하려는 목적으로 중국과 잡았던 손을 지금 놓으려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다시 키우려 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 잡은 손을 놓으면서 만들고 있는 장벽이 관련 제도이고, 이로 인해 '제도 차익'을 보는 경제 주체들이 생겨나게 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제도 차익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나라로 한국을 꼽는다. 오랫동안 자리 잡았던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동거는 장벽이 생겨도 우회하여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 우회처로 한국을 최적지로 보고 중국과 미국의 관련 기업, 무역회사, 금융회사 등이 한국에 자리를 잡으려 한다는 분석이다.
대구경북이 새로이 만드는 공항을 중심으로 이른바 '글로벌 금융 기회발전특구'를 만들어 이들을 수용하고 집적화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이다. 공항 신설에 따른 물류, 제조, 첨단산업 등 하드웨어 중심의 전진 배치는 당연한 것이지만, 소프트웨어적 관점에서의 접근도 병행되어야 한다.
어쩌면 말도 안 될 거 같은 이런 이야기가 현실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뉴욕, 홍콩, 싱가포르 같은 금융의 중심 허브가 대구경북에 생긴다면 지역의 미래는 지금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대구경북이 기회발전특구와 교육특구의 기회를 잘 활용하는 꿈을 꾸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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