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가톨릭대학교 사범대학부속 무학중학교(교장 변경석, 이하 무학중)가 20여 년 간 해마다 학생들이 쓴 시(詩)를 엮어 시집을 발간해 화제다.
무학중학교는 올 한해 교내 '시 창작반' 동아리 학생들이 신학기부터 쓴 시를 모아 엮은 6권의 시집과 2022학년도 글과 그림의 날 입상작품집 '다시 살아가는 계절' 등 모두 7권을 책으로 발간했다.
시 창작반에는 전교생 600여 명 중 100여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1학기부터 국어 담당 한명수 교사 지도를 받아 교과 시간과 동아리 활동, 방과후학교 등의 문예 창작 시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낭송하기도 하고, 직접 시를 창작하는 등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왔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출간한 시집에는 한 권 당 10~18명의 학생들이 각자 1년 동안 쓴 시 6~10편씩 100편 내외의 시를 실었다.
이번에 '나무 밑에서 본 하늘', '너는 한 잎의 순수', '꽃피듯 사랑이', '마음의 지문', 구름이 피워낸 꽃', '나무, 하늘로 흐르는 강' 등 6권의 시집과 글과 그림의 날 입상작품집 한 권 등 모두 7권에서 656편의 시를 세상에 선보였다.
한 교사는 지난 2000년부터 20년 넘게 학생들 글쓰기 지도를 담당하면서 매년 한 권에서 네다섯권의 시집을 발간했다.
한명수 교사는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어림잡아 30~40권의 시집을 출간한 것으로 안다"면서 "읍 단위 시골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시를 쓰고 발표하고 시집을 내는 것이 낮설지만 아이들 상상력을 키워주고 시적 감성을 통해 인성도 기를 수 있을 것 같아 시집을 낸 것이 20년의 세월이 지났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쓴 시가 활자를 통해 시집으로 나오자 학생들은 놀라움과 함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어떤 학생들은 신기하고 '신세계'를 체험했다고 말했다. 어떤 학생들은 마냥 좋아 시집을 손에서 놓지 않고 다닌다고 했다.
김태현(3학년) 군은 "저의 시가 인쇄된 책으로 나왔다는 것이 신기했고, 시를 통해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아서 제 스스로가 놀랐다"고 말했다.
김우담(3학년) 군도 "시집을 처음 받았을 때 믿기지 않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시를 쓰는 일로 고민해 본 일이 없었지만 그만큼 즐겁고 보람된 활동이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쓴 시들은 시집이 나오기 전 지난 6월과 10월 교내에서 전시회에 올랐다.
이달 초부터는 학교 앞 문화공간 물볕 갤러리에서 시집과 일부 시에 그림을 넣어 만든 시작품전을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회를 통해 학생들은 자긍심을 갖고, 지역민들은 색다른 문화체험을 할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한명수 교사는 다가오는 겨울 방학에는 문학영재를 모아 글쓰기 특별지도를 할 예정이다. 자신이 쓴 시에 그림을 그려 보는 과정을 통해 작은 전시회와 직품집을 낼 계획이다.
변경석 교장은 "한 편의 시를 완성하는 동안 학생들은 시심이 발동해 마음이 더 아름다워졌을 것이고, 한 권의 시집이 탄생했을 때 그들의 기쁨과 자존감이 높아졌다"면서 "이같은 아름다운 전통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성원과 지원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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