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하청을 맡은 건설사가 대규모 임금체불 사태(매일신문 12월 11일)를 빚은 데 이어 주변 식당에도 식비를 수개월 동안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건설사가 맡은 공사 현장이 5곳인 만큼 식대 체불로 인한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2일 오전 8시쯤 찾은 대구 동구 신암동 건설현장 한 함바식당(건설현장 간이식당). 이곳을 운영하는 A(50대) 씨는 대구 소재 B건설사가 식대를 두 달간 지급하지 않고 달아나 4천여만원의 손해를 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매일 새벽에 나와 근로자들이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열심히 음식을 만들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맞으니 너무 억울하고 속이 터진다"며 "개인 돈 4천만원이 그대로 빠져나갔는데 어떻게 메워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B건설사는 앞서 원청으로부터 인건비 등 공사대금을 받고도 이를 인부들에게 지급하지 않았다. 임금 체불된 근로자는 130명으로 피해액은 5억4천여만원에 달한다.
특히 B건설사가 하청으로 소속된 건설 현장이 5곳으로 알려지면서 식대 체불에 따른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모습이다. 평리동 건설 현장에서 함바 식당을 운영하는 지차연(59) 씨는 "최근 2개월이 밀리면서 2천만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며 "물가도 많이 올랐는데 식대마저 들어오지 않다 보니 가게가 많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수성구 한 식당 사장 박순배(62) 씨도 "1천800만원 상당의 식대가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식당 운영을 위해 고용한 종업원 임금도 겨우 주고 있는데 당장 부도나게 생겼다"며 "밀린 금액을 다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너무 답답한 심정이다"고 울분을 토했다.
임금부터 식대 체불까지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B건설사 대표는 잠적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까지 B건설사 소속이었던 한 직원은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는 대표가 건설 현장 5곳을 모두 다녔지만, 그 이후로는 현장 방문도 없고 전화도 되지 않았다. 직원들도 지난달 30일 자로 갑작스럽게 권고사직을 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일신문 취재진 또한 사실확인을 위해 여러 차례 B건설사 대표에게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임금체불과 관련된 진정서를 접수받은 대구고용노동청은 B건설사 대표를 대상으로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대구노동청 관계자는 "어떻게 임금체불이 발생했는지 파악하고 진정인들을 대상으로 출석을 요구해 조사할 계획"이라며 "피진정인에게도 출석요구를 해보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소재 수사를 통해서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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