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전통시장 성패, 특색 살리기와 차별화로 활로 찾아야

경북의 전통시장이 10여 년 사이 50곳 넘게 사라졌다고 한다. 수십 년 동안 지역의 터줏대감처럼 중심지로 인식되던 전통시장이기에 소멸의 충격은 적잖다. 2020년 기준 1천401곳이던 전국 전통시장 수는 2006년(1천610곳)에 비해 209곳(13%) 줄었다는 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집계다. 지역별로는 경북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191곳이던 것이 138곳으로 쪼그라들었다. 53곳이 사라진 것이다.

전통시장의 경쟁 상대는 대형마트 등 대형소매점과 기업형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 그치지 않는다. 온라인 유통업체가 상거래의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은 존망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수범 사례로 꼽히는 포항 큰동해시장의 경우도 그렇다. 서비스를 현대화하고 관광 명소의 하나로 시장을 마케팅하면서 관광지, 전통시장, 맛집 투어를 연계했다. 시류를 읽고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극히 일부의 성공담이다.

시설 현대화, 온라인 주문·배송 서비스 도입 등 자구책 주문도 한계가 있다. 인구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소비자뿐 아니라 상인마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포항, 경산, 구미, 경주 등 대도시 외에는 인구 소멸의 큰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고사를 막기 위해 유통업계 전략을 도입하지만 모두 성공하는 게 아닌 까닭이다. 특색과 차별화를 강조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다. 특산물 판매와 연계하거나 야시장 등을 내세워 관광객을 모셔오자는 전략이다. 제주, 경주 등 관광 도시의 시장들을 벤치마킹하자는 것이 골자다.

경북의 경우 23개 시군마다 있는 특산물을 킬러 콘텐츠로 내세우는 것도 활로를 뚫는 방법이 된다. 전통시장의 취약점을 대형소매점 등의 편의성으로 보완해 공생하는 것도 시도해 봄 직하다. 행정 당국도 현실적인 콘텐츠 생성에 초점을 맞추는 등 시장 수요에 맞는 전략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현대화 사업 등 전통시장 살리기 구호에 들어간 혈세가 수천억 원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우려도 엄연히 존재하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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