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상민 해임안 입씨름…野 국정조사 단독 추진 가능성

송언석, "국조 보이콧, 당내 의견 모을 것"
안호영 "야당에 국조 참여 촉구, 차질 우려"
대통령실 "엄정한 수사 통해 진실 가려낼 것"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것을 두고 여야의 강경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12일 국민의힘은 이태원 국정조사 보이콧 입장을 꺾지 않은 반면 민주당은 국조 단독 추진 가능성을 열여 두면서 '치킨 게임'으로 확전될 분위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일제히 민주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부산 현장 비대위 회의에서 "국회사에 또 하나의 오점을 남겼다"며 "다수 의석으로 힘 자랑을 일삼는 민주당의 입법 전횡이 끝 모르게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이태원 참사 책임을 대통령에 지우려 한 것"이라며 "이 대표에게 쏠린 국민적 비난 여론 부담을 이런 식으로 따돌리려는 목적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도 라디오방송에서 "(국정조사는) 참사가 왜 생겼고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인지 규명하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그 목적은 온데간데 없다"며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해 이태원 참사를 악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장관 해임안 제출에 대한 항의로 사실상 국정 보이콧도 불사하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전날 국민의힘측 이태원 국조 위원들이 사임 의사를 밝히며 특위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전달한 바 있다.

다만 송언석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위원) 사퇴에 대해 원내대표에게 일임한 상황"이라며 국조 참여 보이콧 여부는 "아직 결정된 건 아니다. 당내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여당이 참여하지 않아도 국정조사는 열리겠지만, (국조) 참여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료 요청이나 증인 신청 때 다소 지연되는 등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우상호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과 연동해서 예산안이 통과됐는데도 마지막까지 안 들어온다고 하면 야3당 단독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야당의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대해 "오늘 오전 국회에서 정부로 해임건의문이 통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해임 문제는 진상이 명확히 가려진 후에 판단할 문제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국조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가려내는 것이 유가족에 대한 최대의 배려이자 보호"라며 "그 어떤 것도 이보다 앞설 수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총리 주례회동 발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해임건의에 대한 대통령실 입장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