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미래의 역사를 짊어진 모로코가 월드컵 2연패를 꿈꾸는 프랑스와 정면충돌한다.
프랑스와 모로코는 오는 15일 오전 4시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 경기를 치른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 4강전에서 가장 거센 돌풍을 일으킨 팀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던, 이들은 이미 역사를 썼다.
비유럽‧비남미 국가가 월드컵 4강 이상에 오른 건 1930년 우루과이월드컵 미국(3위), 2002년 한일월드컵 한국(4위)에 이어 세 번째다. 아랍권‧아프리카 국가로선 이번이 최초다. 모로코가 경기장에서 중동지역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별리그에서 세계 랭킹 2위 벨기에를 잡으면서 파란을 일으킨 모로코는 토너먼트 진출 후에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연달아 꺾은 뒤 프랑스를 만나게 됐다. 공교롭게도 스페인과 프랑스는 과거 모로코를 식민지배한 나라다. 모로코의 투지가 평소와 다를 수밖에 없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월드컵 2연패를 노리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프랑스가 이번에도 우승한다면 브라질(1958년·1962년) 이후 60년 만에 처음으로 2연패 역사를 쓸 수 있다.
지난 12년간 직전 대회 우승국이 다음 대회에서 일찌감치 떨어지는 '우승국 징크스'가 일관되게 나타났지만 프랑스는 예외였다.
두 나라의 '외나무다리 대결'은 창과 방패의 대결구도가 될 전망이다.
모로코는 4강에 올 때까지 사실상 필드골을 허용하지 않은 강철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모로코는 지난 캐나다와 경기에서 필드골을 한 골 허용했지만 자책골이었다. 세계 최고의 측면 수비수인 아슈라프 하키미가 수비를 진두지휘한다. 빠르고 역동적인 하키미는 파괴적인 공격력까지 갖췄다.
이에 맞서는 프랑스는 무서운 화력을 보유한 팀이다. 주전 공격수인 킬리안 음바페(5골)와 올리비에 지루(4골)는 이번 대회에서 물오른 골 결정력을 뽐내며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에게 패스를 뿌리는 미드필더진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득점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24세 동갑내기 동료이자 친구인 음바페와 하키미의 대결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의 둘은 단순 동료 관계를 넘어선 '절친'이다. 소속팀에서도 골과 도움을 종종 주고받는다. 그러나 포지션상 정면충돌이 불가피한 이번 대결에서 누가 웃을지도 축구 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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