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는 세상 밖으로 못 나오게 해달라"…신당역 피해자 부친 눈물 호소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전주환. 연합뉴스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전주환. 연합뉴스

신당역 스토킹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가 재판에서 피고인 전주환에게 가장 무거운 벌을 내려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판사 박정길·박정제·박사랑)는 13일 열린 전주환의 보복살인 혐의 2차 공판에서 피해자의 아버지 A씨를 증인으로 불렀다.

A씨는 "큰딸(피해자)을 얻은 날 아이를 잘 키워 행복하게 살아보겠다고 다짐했지만, 지금은 고통과 절망 속에 살고 있다"며 "지켜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고, 숨을 쉬고 있는 저 자신이 원망스럽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제 아이를 2년간 스토킹했고, 제 아이는 참고 견디다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소했는데 끔찍한 범죄를 당했다"라며 "고소했다고 이런 범죄를 저지르면 누가 고소를 하겠는가"라고 호소했다.

이어 "가해자가 사회로 돌아올까 노심초사하고 있고, 또 제 가족을 해칠까 두렵고 무섭다"라며 "가해자가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법이 허용하는 가장 무거운 처벌을 내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날 A씨는 발언 내내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고, 피해자의 모친도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재판부는 "부친의 말씀을 엄중하게 듣고 재판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 씨는 직장 동료이던 피해자를 장기간 스토킹하다 피해자의 고소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앙심을 품은 전 씨는 피해자가 근무하던 지하철 2호선 신당역을 찾아가 피해자를 살해했다.

전 씨는 지난달 열린 1차 공판에서 "제가 정말 잘못했음을 잘 알고 있다. 후회하고 반성하고 뉘우치면서, 속죄하면서 살아가겠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한편, 전 씨에 대한 1심 재판은 내년 초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0일 전 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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