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유 가격이 고공 행진을 계속하면서 기름보일러를 때는 서민들이 겨울나기 걱정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중교통 요금과 상하수도 요금 등 각종 생활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연료비마저 오르면서 에너지 취약계층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 A(68·대구 서구) 씨는 성큼 다가온 추위에도 보일러에 등유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A씨는 "등유 가격이 너무 올라서 난방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며 "가격이 내리지 않으면 올겨울은 전기장판으로 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의 등유 가격은 리터(ℓ)당 1천613.76원으로 전년 동기(1천91.20원) 대비 약 48% 올랐다.
등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비싼 기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기준 대구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천596.37원으로, 등유가 휘발유보다 약 17원 비싸다. 등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지역은 대구를 비롯해 서울, 부산, 인천, 대전, 울산 등이다. 등유와 휘발유 간 가격 차이는 대구가 부산(24원), 울산(23원) 다음으로 컸다.
현재 등유 가격은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 2020년 12월 첫째 주(리터당 800원)와 비교하면 두 배가량 오른 것이다.
갑절로 오른 등유 가격은 서민 난방비와 직결된다. 등유 한 드럼(200리터)이 들어가는 기름보일러에 리터당 800원의 등유를 넣으면 16만원이 들지만, 현재 가격으로는 32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등유 가격이 오른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유럽에 경유 공급을 줄이면서 정유사들이 경유 생산을 늘렸기 때문이다. 경유와 등유는 생산 라인이 겹치는 탓에 경유 생산량을 늘리면 등유 생산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구조다.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에 따라 항공 수요가 늘면서 항공유로 쓰이는 등유 수요가 증가한 점도 가격 상승을 불렀다. 휘발유·경유와 달리 등유는 유류세 인하 혜택이 없어 소비자는 오른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에너지 취약계층 위기 속 정부는 지원대책 수립에 나섰다. 정부는 내년 3월까지 지역아동센터에 난방기기와 월 10만원의 난방비를, 경로당에는 월 37만원의 난방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취약계층 117만 가구에는 단열 시공을 지원하고 에너지 바우처를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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