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공요금 상승에 목욕·세탁·미용 등 서비스 요금도 줄인상

대구 세탁요금 1년 새 1천원 상승, ‘서민 음식’ 자장면도 6천원 돌파
“연료비 영향 커" 올해 가스·전기·상수도 등 공공요금도 줄줄이 상승

지난달 식용유·밀가루 등 가공식품 품목 대부분의 가격이 1년 전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7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밀가루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식용유·밀가루 등 가공식품 품목 대부분의 가격이 1년 전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7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밀가루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주말마다 대중목욕탕을 찾는 이성희(61·대구 달서구 도원동) 씨는 지난 11일 동네 목욕탕 이용권 40장을 미리 사뒀다. 조만간 이용 요금을 1인당 1천원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이 씨는 "목욕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이용권을 가급적 많이 구입했다"며 "같은 목욕탕을 3년여 동안 이용해 왔는데 요금이 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고물가 상황에 목욕비, 세탁비 등 개인서비스 요금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13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대구 지역 목욕·세탁·미용·이용 요금이 모두 지난해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목욕 요금은 7천원으로 지난해 11월(6천250원)보다 750원, 지난 2020년(5천833원)보다 1천167원 늘었다. 세탁 요금은 지난해 7천667원에서 올해 8천667원으로 1년 새 1천원 오른 걸로 나왔다.

이·미용 요금도 오르는 추세다. 미용 요금은 1만9천667원에서 2만500원으로 올라섰고, 이용 요금은 1만1천667원에서 1만3천원으로 늘었다.

외식 물가도 상황은 마찬가지. 대표적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자장면 값은 올해 6천원을 돌파했다. 대구를 기준으로 자장면 1그릇 가격은 지난 2020년 5천원, 지난해 5천167원에서 지난달 6천167원으로 급등했다.

김치찌개 백반(1인분)도 지난해 6천667원에서 올해 7천333원으로 뛰었다. 김밥 1줄은 지난해 대비 334원(2천333원→2천667원), 삼겹살 200g은 1천83원(1만원→1만1천83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연료비를 비롯한 공공요금이 치솟은 탓이다. 당국은 전기·가스 요금을 올해 들어 세 차례(4월·7월·10월) 인상했다. 대구의 지난해 대비 요금 상승률은 전기료 18.6%, 도시가스 35.9%다.

내년에도 전기료 등 공공요금 추가 인상 예고돼 있어 생활비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자영업자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숙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영세업소를 중심으로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중식당 업주는 "적정가로 팔아 온 다른 메뉴와 달리 자장면은 마진이 적었던 만큼 자장면부터 가격을 올리게 된다"며 "고물가, 고금리로 소비를 줄이지만 자재비는 모두 올랐다. 한창 코로나19가 확산하던 때보다 더 힘들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털어놨다.

신성환 한국목욕업중앙회 대구시지회 부회장은 "목욕시설은 고정 운영비가 많이 들어 손님이 적으면 운영할수록 손해가 난다. 대부분 물을 데우는 기계가 전기로 돌아가는 탓에 전기료 압박이 크다"며 "폐업 신고하지 않고 휴업하는 곳도 많다. 지자체에 등록된 목욕시설 가운데 실제 운영 중인 곳은 3분의 2 정도밖에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