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영원한 고원에 다다랐다. 다른 이들이 예측한 것처럼 당분간 주가는 현 수준에서 50 또는 60포인트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가는 몇 달 안에 더 높게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1929년 10월 15일 미국의 대표적 경제학자였던 어빙 피셔가 한 말이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4일(검은 목요일)부터 29일(검은 화요일) 사이 미국 증권시장은 붕괴했다. 이런 참담한 예측 실패에서 경제학의 혁명을 가져온 존 메이나드 케인스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1927년 "우리 시대에는 더 이상 시장 붕괴를 겪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경제학에 수학적 방법론을 도입해 경제학 이론의 새 장(章)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의 예측 실패도 막상막하다. 그는 1961년 "소련 경제가 이르면 1984년, 늦어도 1997년에는 미국을 제칠 것"이라고 했다. 이 예언이 실현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1980년에 소련 경제의 미국 추월 시점을 2002년과 2012년 사이로 늦췄다.
이 예언도 빗나갈 것이 확실시됨에도 새뮤얼슨은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1989년에 "많은 회의론자들이 예전에 믿었던 것과 달리 소련 경제는 사회주의 통제 경제가 작동하고 번성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우겼다. 그로부터 불과 2년 뒤인 1991년 소련은 망했다. 새뮤얼슨에게는 안타깝게도 소련 경제는 이미 1970년대부터 내부에서 붕괴되고 있었다. 새뮤얼슨은 이를 모르고 있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2075년으로 가는 길'이란 보고서에서 한국이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2060년대부터 경제 규모가 축소돼 2075년에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뒤처질 것으로 전망했다. 충격적인 예측이다. 과연 그대로 될까?
중국 경제의 미국 경제 추월 예측은 그 답에 참고 자료가 될 듯하다. 골드만삭스는 2011년 중국 경제가 2025년경 미국 경제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이번에 그 시기를 2035년으로 10년 늦췄다. 이에 앞서 영국 경제산업연구센터와 일본 경제연구센터도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를 추월하는 시점을 종전의 2028년에서 각각 2030년과 2033년으로 늦췄다. 새뮤얼슨의 소련 경제 예측 수정을 빼다박았다. '믿거나 말거나'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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