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사면, 정의·국익 어디에도 부합 안 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면을 검토 중인 것과 관련해 13일 "정치인 사면에서 복권을 제외하면 가석방과 다를 것이 없다"며 "윤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민 통합을 위해 사면에 나설 것이라면 김 전 지사의 사면과 복권도 동시에 추진하기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김 전 지사에 대한 사면 검토는 적절치 않고, 민주당의 복권 요구는 터무니없다고 본다. 김 전 지사는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16년 11월부터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인터넷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되면서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되었다. 민주당이 김 전 지사의 사면과 복권을 주장하는 것은 다음 선거를 위해서일 것이다. 법적으로야 업무방해죄이지만, 사실상 '선거 교란'으로 유죄가 확정된 사람을 그 죗값을 다 치르기도 전에 선거전에서 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2002년 대선 당시 '김대업 병풍 공작'으로 공직선거를 어지럽혔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킹크랩' 프로그램으로 여론을 조작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들은 조직적인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지사의 형이 확정된 것은 그가 기소되고 약 3년 만이고,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지 4년 2개월여 만이었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건은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임기를 다 채우고, 문 정권이 끝나도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선거 관련 범죄에 대한 심판은 그렇게 늦으면서 형기까지 줄이는 건 말이 안 된다.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 공정 선거 훼손 범죄를 예사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범죄 혐의가 짙어도 공천을 줘 출마하도록 하고, 복역 중에는 '석방하라'며 시위를 벌인다. 문 정권은 법관 인사로 재판을 지연시켰다. 사면은 국가원수의 개인적 은사(恩赦)가 아니라 '국익'을 위한 정치 행위다. 김 전 지사 사면은 국익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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