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공장·그린 모빌리티…대구시 도시 풍경 바꾼다

대구시 탄소중립 5대 대표, 8대 분야별 핵심과제 면면은?  
중수도 보급, '탄소 포인트제' 활성화로 생활 속 시민참여 강화
'포레스트 대구' 프로젝트로 나무심기 지속, 금호강 일대 '녹색힐링벨트'

14일 동대구역 광장 기후시계가 지구 온도 1.5℃ 상승까지 남은 시간을 '6년 220일'로 표시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날 탄소중립을 위한 5대 대표 과제를 담은 탄소중립 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시 탄소배출 저감 대시민 홍보 포스터.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14일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전략'의 핵심은 정책 연계와 구조화에 있다. 대표과제와 핵심과제들은 대구의 특성과 여건을 반영해 도출했고, 탄소중립 선도 모델로서의 잠재력과 통합신공항 건설 등 대구시 미래번영 50년 프로젝트와 연계성까지 고려해 선정됐다.

◆시민 참여 바탕으로 그린 에너지 확산

핵심 과제인 대구시의 산단 지붕 태양광 프로젝트는 산업단지 공장 지붕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대규모로 설치하는 사업이다. 대구시는 한화자산운용과 손잡고 최대 3조원 규모 민자 펀드를 조성해 1.5GW(기가와트) 수준의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 민간 투자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구시가 구상한 1.5GW 규모의 발전 용량을 실현하면 대구의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897만톤(t)의 10.6%에 달하는 95만t을 감축할 수 있다.

보행과 대중교통이 편한 '그린 모빌리티'로 도시 구조도 전환한다. 대구시 온실가스 배출원 가운데 수송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24%로 국가 평균인 14%를 크게 웃돈다.

수송 분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자 시는 대중교통과 개인형 이동장치(PM)의 연계를 강화하고 대중교통 마일리지 등으로 대중교통 시스템을 개선할 방침이다.

시민 참여도 강화한다. 시는 한 사람이 온실가스 1t을 줄이는 10가지 실천이라는 의미의 '탄소 줄이기 1110'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다회용기 사용, 안 쓰는 콘센트 뽑기, 냉난방 온도 조절, 쓰레기 분리배출 등 사소하지만 중요한 시민 생활의 변화가 쌓이면 기업과 사회문화의 변화로 이어지고 탄소 중립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신규 개발 지역에는 '중수도 시스템'을 구축한다. 중수도는 이미 사용한 수돗물을 생활용수, 공업용수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다시 처리하는 시설을 말한다.

중수도가 도입되면 상수도 급수량과 비용을 절감하고 물 부족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시는 서대구역세권 개발, K2 군 공항 이전, 도심 군부대 이전 후적지 등 신규 개발지역에 중수도 시스템을 구역 단위로 도입하는 등 점진적으로 중수도를 보급할 방침이다.

도심에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는 '포레스트 대구' 프로젝트도 이어간다. 대구를 녹색 도시로 만들었던 '천만 그루 나무 심기'의 연장선이다. 특히 금호강 유역을 '녹색힐링벨트'로 조성해 온실가스 배출량의 4.5%인 40만t을 흡수할 계획이다.

◆생활 속 탄소 중립과 매립가스 자원화 시동

대구시는 5대 핵심과제를 뒷받침할 8대 중점 과제도 발표했다. 시민 참여를 바탕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게 골자다.

우선 대구시교육청과 연계해 기후변화에 대한 학교 교육을 강화하고, 녹색 제품 육성과 탄소포인트 제도를 활성화한다.

쓰레기매립장과 하폐수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자원화하고 매립가스를 수소에너지로 전환하는 실증사업도 추진한다. 산업단지에는 수소연료전지를 보급하는 한편, 중소기업에 탄소 중립 및 ESG 경영 컨설팅을 지원할 방침이다.

'탄소흡수원 보호관리' 과제를 통해서는 매년 1천~2천ha 규모의 숲을 가꾸고, 산불 방지 기반 시설과 전문 인력을 보강하는 등 관련 역량도 키우기로 했다.

'워커블 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매년 0.2~0.5%포인트(p)씩 보행 분담률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오는 2026년까지 8개 구간에서 '차로 다이어트', '걷고 싶은 도로', '쉼이 있는 공간' 등을 조성한다.

소비 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동일한 '제로에너지 건물' 보급을 늘리고 가정용 저녹스 보일러 보급사업도 적극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올해 탄소중립 기본조례를 제정하면서 탄소중립의 제도적 기반을 갖췄다. 내년에 과제 이행방안을 담은 탄소중립 기본계획을 구체화하고 탄소중립 이행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 탄소중립 부문별 정책과제. 대구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