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시 대규모 투자 유치, 절박감과 혜안이 빚은 성과

홍준표 시장 취임 후 대구시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잇달아 성공하고 있다. 올해 7월 말 프랑스의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 발레오가 대구에 약 728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을 시작으로 엘앤에프, 보그워너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 기업들이 1조404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여기에 이달 12일 한화자산운용㈜이 최대 3조 원 규모 민자 펀드를 조성, 대규모 태양광 발전 단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홍 시장의 투자 유치 성과는 그 속도와 규모도 놀랍지만, 경제성 너머의 가치를 지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동집약형 제조업 비중이 높아 부가가치가 떨어지고, 임금도 낮은 대구 산업구조가 신재생에너지, 첨단 자동차 부품 등 미래 산업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 산업을 일으킴으로써 대구가 '탄소중립 선도 도시' 명성을 얻게 돼 앞으로 '탄소중립 인증'(RE100)이 필수인 다른 산업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 대표 산업단지 공장들의 지붕이 슬레이트에서 태양광 패널로 바뀌고, 거기에서 친환경 에너지가 쏟아져 나오는 상상을 하면 가슴 벅차다.

홍 시장의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세간에서는 '거물 정치인'이 대구를 이끄니 '다르다'는 평이 많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거물 정치인'의 힘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거물 정치인이 없어서 대구산업단지의 업체당 생산액이 전국 꼴찌,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30년 가까이 전국 꼴찌를 기록한 것은 아니다. 대구의 산업구조를 확 바꿔 부가가치를 높이고, 소득을 늘리겠다는 절박감과 혜안이 부족했다. 지역 정치권은 지금까지 '말로만 뛰지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제 시작이다. 대구에 투자하기로 한 기업들이 투자를 차질 없이 완료하고, 대구가 새 산업 엔진을 장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일을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대구가 첨단산업단지, 탄소중립 선도 도시, 1인당 지역내총생산 1위 도시, 인구가 늘어나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대구시와 지역 정치권이 총력을 다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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