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말 그림 찾습니다" 키르키즈스탄 그림 선물 분실한 영천시

전직 간부공무원 SNS 통해 “키르키즈스탄의 피카소 작가 작품, 영천시로 되돌아 오길”
영천시 “행정박물 기록물 기록 없다”...일각선 “관리 소홀 분실 자체가 문제”

A씨가 자신의 SNS에 올린 키르키즈스탄 작가의 말 그림. A씨 제공
A씨가 자신의 SNS에 올린 키르키즈스탄 작가의 말 그림. A씨 제공

"잃어버린 말 그림을 찾습니다."

경북 영천시가 중앙아시아 키르키즈공화국(키르키즈스탄) 정부로부터 10년 전 기증받은 말 그림의 행방불명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그림은 키르키즈스탄의 피카소로 불리는 저명한 작가가 정부 관계자 요청을 받아 '말의 도시, 영천시'를 위해 급히 그려 기증한 가로 2.5m 크기의 특별 작품으로 전해졌다.

전직 영천시 간부공무원 출신 A씨가 지난 13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글 내용에 따르면 그림은 영천시가 2012년 12월 해외농업개발사업을 위해 시장단 일행이 키르키즈스탄 정부를 방문했을 당시 전달받았다.

A씨는 "시장과 협의해 전시공간 마련 때까지 농업기술센터에 보관하기로 했다. 경마공원사업 지연으로 보관시기가 길어지며 그림은 사라졌고 저는 (2017년)퇴직했다"며 "오늘(13일)이 기증받은지 10년 되는 날이다. 어떤 연유로 집 나가 버린 작품이 됐다. 영천시로 되돌아 오길 소원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방문에 동행했던 유일한 현직 공무원 B씨는 "키르키즈스탄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인적 선물로 준 것으로 기억한다. 작가가 이름있는 예술가였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농기센터에 보관해 둔 그림이 1~2주 만에 사라졌는데 찾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회상했다.

그림은 영천시가 두루마리 형태로 반입 직후 표구 작업 과정에서 분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천시는 논란이 일자 그림에 대한 행정박물 기록물 등록이 없고 분실 이후 오랜 세월이 지나 현재로선 찾을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입장이다.

영천시 관계자는 "그림에 대한 보존 가치가 있었다면 내부 협의를 거쳐 행정박물 기록물로 등록됐어야 했지만 기록이 없다"며 "10년이 지나서 문제를 지금 꺼낸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영천시가 소장 가치 여부를 떠나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물품을 관리 소홀로 분실한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영천시의원은 "그림 문제를 포함해 영천시가 2013년부터 10억원 넘게 투자한 키르키즈스탄 해외농장 사업도 제대로 된 관리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시의회 차원에서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