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일기예보는 지탄의 대상이었다. 19세기부터 시작되었지만 20세기 중반까지도 신뢰도는 바닥이었다. 1955년 영국 중앙기상관측소의 수석 기상예보관은 "24시간보다 먼 미래에 관한 일기예보는 정확도를 보장하기 어렵다"란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로부터 70년이 흐른 오늘날엔 향후 열흘 동안의 날씨를 알리는 믿을 만한 일기예보를 몇 초 만에 찾아볼 수 있다. 통신이 신속해지고, 자료를 분석할 첨단 기기가 발전한 덕분이다. 넓은 범위의 날씨에 대한 예보관의 이해력은 놀라운 발전을 거듭했고, '대기후'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세계가 됐다.
의도치 않은 결과도 뒤따랐다. 날씨를 몸소 경험하면서도 직접 날씨를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일기예보는 뛰어난 정확도로 우리를 놀라게 하고 여러 생명을 살리지만, 일상에서 언덕을 산책하거나 거리를 걸으며 마주하는 날씨의 면모를 일러주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실제 경험하는 날씨는 매우 섬세하고 다양하다. 예를 들면 작고 평평한 섬의 날씨는 크고 험한 이웃 섬의 날씨와 다르다. 산등성이 너머로 한 걸음만 내딛어도 엄청난 기후 변화를 마주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변화무쌍한 요소는 기상예보를 방해하는 요소이기에 기상학자들은 풍속계나 온도계를 변화무쌍함과는 동떨어진 곳에 설치하려 애를 쓴다. 그러나 사람들이 실제 경험하는 날씨는 인간의 눈높이에서 이뤄진다. 이게 바로 이 책이 안내하는 '미기후'의 세계다.
작가이자 5개 대륙을 탐험하고 홀로 대서양을 건너기도 한 탐험가인 지은이는 "날씨는 열과 공기와 물로 이루어진 수프"라는 간단한 문장에서 출발해 하늘과 바람을 차례로 짚어 나간다.
이를테면 지은이가 들려주는 구름의 7대 패턴을 알면 날씨의 보편적 징후를 알아내는 게 가능하다. 구름의 고도가 낮아질수록 악천후의 가능성은 커진다. 구름의 유형이 다양할수록, 작았던 구름이 커질수록 날씨는 악화된다. 키가 크고 폭이 좁은 구름은 악천후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뾰족하거나 들쭉날쭉한 구름 꼭대기는 불안정한 날씨의 징후며 구름의 밑면이 거칠어질수록 비가 올 가능성이 크다.
가장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읽어내는 날씨의 세계가 흥미롭다. 풍경사진가나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 레포츠를 즐기는 이들에게 특히 유용할 듯하다. 576쪽, 3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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