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진 덕분에 나는 한 가지 당연한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것은 이 세상에서 해가 저무는 모습과 가장 닮은 풍경이 있다면, 다름 아닌 해가 떠오르는 모습이라는 사실이었다"('결말 닫는 사람들' 중)
소설가 은모든이 연말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짧은 소설집 '선물이 있어'를 출간했다. 표제작을 비롯해 '인재를 찾습니다', '설마, 하는 데이트', '크리스마스 선물', '결말 닫는 사람들' 등 짧은 분량의 소설 17편이 실렸다.
저자는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향한 다정한 관심을 드러냈다. 슬럼프에 빠진 무명 배우,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60대 여성 특수 요원, 엄친딸의 비밀을 알게 된 초짜 마케터, 수상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크리스마스이브의 바 등 매력적인 키워드로 일상과 환상을 연결한다.
모두 4부로 구성된 이번 소설집은 평온함이 가득 찬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았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소설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절망적인 시간 속에서 탄생했다. 저자는 이 길고 어둡던 시간을 견디며 타인의 무사와 안녕을 바라는 선물 같은 마음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1부 '스파이와 눈사람'에선 타인의 온기에 기대 인생의 혹한기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눈 내리는 도로에 갇힌 싱글 대디, 빠듯한 한 해를 버텨 낸 신혼부부 등이 타인을 보듬는 풍경에서 관계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에 중년 여성 특수 요원이 조직의 위기 상황을 타개할 구원자로 나선다.
은 작가는 "'선물이 있어'에서 성지는 무릎까지 쌓인 눈에 발이 푹푹 빠져 걸음을 내딛지 못하는 사람처럼 겹겹이 닥친 불운에 발이 묶인 상태"라며 "소박한 계기를 통해 마음을 다잡고 언젠가 현재의 지난한 매일이 어렴풋한 기억으로 남을 날을 그려본다"고 말했다.
이어 "모쪼록 이 책의 짧은 이야기를 읽거나 들으신 분들도 기나길 겨울처럼 웅크려 지내야 했던 시간 동안 쌓인 회한이 어느새 아득히 물러나는 순간을 맞이하시기를 빌겠다"고 전했다. 216쪽, 1만4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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