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뮤지컬엔 다양한 스텝이 존재한다. 연출가와 작가, 작곡가 같은 창작자는 두말할 필요도 없으며, 소위 감독 혹은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이 붙은 사람들도 그러하다. 웅장하고 위엄 있는 무대를 디자인하는 무대 디자이너, 그 무대를 아름다운 빛으로 채워줄 조명 감독, 뮤지컬이라면 단연 가장 중요한 위치인 음향 감독, 그 외에도 영상, 의상, 소품, 특수효과 등 많은 스텝이 작품을 위해 자신의 예술성을 펼친다.
스텝들과 다르게 상대적으로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대단히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스텝이자 예술가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바로 조연출이 되겠다.
어느 작품마다 반드시 조연출이 필요하며, 프로덕션에 따라서 조연출의 역할이 유동적으로 늘어나거나 줄어들기도 한다. 따라서 조연출은 단순히 공연 연습 및 공연 진행뿐만 아니라 작품 제작 전반의 과정에 대해서도 이해가 필요하며, 핵심 스텝들과 연출부 그리고 제작진과 출연진 사이의 정중앙에 위치하는 공연의 허리 역할을 도맡아 하게 된다. 이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며,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연출을 보조하고 연출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도 많지만, 덩치가 큰 대형 작품이나 중요도가 높은 성격을 띤 작품의 경우 조연출의 역할은 어마어마하게 확장될 수 있다.
이처럼 조연출들의 역할이 매우 크지만, 그 노력에 비해 대우가 초라한 경우가 종종 있다.
겉으로 어떠한 예술적 결과물이 보이지 않기에 예술가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따라서 박수받지 못하는 서글픈 위치에 놓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아왔다. 심한 경우에는 대형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조연출의 역할에 더해 무대감독, 소품, 의상 등 몇 사람의 일을 혼자 맡게 되는 때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들도 예술가이고, 조연출의 경우는 다음 세대의 연출가들이다.
이들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고, 그 사람들의 예술적 성취라던가 보수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분명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도시에 좋은 조연출, PD, 무대감독 같은 미드필더들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 도시에서 능력 있는 조연출들은 손에 꼽을 수 있을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이젠 조연출을 하려고 하는 사람도 아주 드물어진 듯하다. 실력이 있고 욕심 있는 인재들이 지쳐서 도시를 떠나버려서 생기는 일인 것일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지금 당장은 느끼지 못할지언정, 가까운 미래를 생각한다면 그들에 대한 인식과 대우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도시의 예술적 수준은 대단히 높다고 자부하고 있다. 한때 창작자들을 길러내려고 노력했던 것처럼, 이제는 다양한 스텝을 양성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할 때가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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