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文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 물어야

감사원이 국토교통부와 통계청, 한국부동산원에 대한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 실태' 실지 감사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과 소득, 고용 통계의 일부 조작 정황을 포착해 조사 중이라고 한다. 표본을 의도적으로 치우치게 추출하거나 숫자를 임의로 입력하는 등 고의로 왜곡해 실정(失政)을 은폐하는 통계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통계 조작 의혹은 여러 차례 제기됐다. 2020년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문 정부 들어 집값이) 감정원 통계로 11% 정도 올랐다고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3년간 서울 전체 주택 가격은 34% 올랐으며 이 중 아파트값 상승률은 52%에 달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문 정부는 "민간 통계는 호가 중심이라 실거래 가격과 다르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의 2021년 조사 결과 문 정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대상 아파트 표본을 2배로 늘려 그해 7월 주택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값은 한 달 전보다 20%나 급등했다. 문 정부의 집값 통계는 엉터리였던 것이다.

이런 통계 왜곡은 집값에 그치지 않는다. 소득격차가 최악으로 벌어지면서 소득주도성장이 파탄 났음이 확인되자 문 정부는 정책을 바꾸지 않고 통계청장을 교체해 버렸다. 그리고 새 통계청장은 가계동향 조사 방식을 개편, 소득 분배가 나아진 통계를 내놓았다. 하지만 개편 전후의 통계를 비교할 수 없게 돼 소득 분배가 나아졌는지 아닌지 알 수 없게 됐다. 이뿐만 아니다. 노인 알바 일자리를 수십만 개씩 만들어 고용 통계를 조작했고, 임신, 질병 등으로 시간제 근무를 하는 근로자를 비정규직 통계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통계 조작은 현실 진단과 올바른 정책 수립을 가로막는 대국민 범죄행위이다. 감사원은 어떤 방법으로 어떤 통계가 얼마나 조작됐는지 철저히 조사해 공개하고, 통계 조작을 지시하거나 관여한 인사 역시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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