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다가 세상을 떠나고 한참 뒤에 발견되는 고독사가 최근 5년 동안 전국에서 1만5천66건 발생했다. 보건복지부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2021년 고독사는 연평균 8.8%씩 증가했다. 지난해에만 3천378명이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남성 고독사가 여성보다 4배 이상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50~60대 사망자 비율이 매년 반 이상을 차지했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일까? 뛰어난 업적을 달성하기 위해 살까? 인류 역사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 사람들 덕분에 우리가 문명을 건설한 것은 맞지만, 사람이 업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살다 보니 업적이 생겨나는 것이지, 무엇을 이루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살기 위해서 살고, 인간의 존엄성은 태어나고 살아가고 죽어가는 그 모든 과정에 있다. 그러니 가난한 집안에서도 아이는 축복 속에 태어나야 하고, 별 성취가 없어 보이는 인생에도 격려가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는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이기에 작별 인사조차 나눌 수 없다면 '인간이 존엄하다'는 말은 거짓이 된다.
정부는 50~60대 남성 고독사가 특히 많은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고독사한 사람들의 직업 유무, 연간 수입, 주거 형태, 가족 관계, 생활 패턴 등을 조사해 고독사 원인을 해소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1인 가구에 대한 대응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상당 부분 4인 가구 중심으로 돼 있는 현행 한국 사회의 복지제도는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지난해 1인 가구는 716만6천 가구로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4%나 된다.
죽음은 삶의 중요한 과정이다. 한세상을 살아온 인간이 모두의 외면 속에 홀로 세상을 떠나도록 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촘촘한 사회안전망과 매뉴얼 구축으로 마지막까지 사람이 사람다움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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