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평 "대구 대표 정치인은 '대구 벌열' 유승민과 '개뼉다귀' 홍준표"

"유승민은 아버지(유수호 13·14대 국회의원) 대부터 급속히 대구 사회의 핵심으로 들어와 가문 전체가 대구의 벌열(閥閱, 벌족, 벼슬이 많은 집안)"
"홍준표는 자존심 강한 대구 토박이들 입장에서는, 죄송한 말이나, 어디서 굴러들어왔는지 모르는 '개뼉다귀"
"출신 차이가 정치 인생 분수령"
"유승민 무차별적 尹 공격, 정치적 제자 이준석도"

유승민, 홍준표. 자료사진. 연합뉴스

신평 변호사 페이스북

앞서 '윤석열 대통령 멘토'라는 수식을 얻은 데 이어 최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모임에 강연자로 초청되는 등 주목 받고 있는 신평 변호사가 18일 TK 정치를 대표하는 주요 인물인 유승민 전 국회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인물평을 밝혔다.

신평 변호사는 이날 오후 1시 45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승민과 홍준표'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렸다.

우선 제목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앞에, 홍준표 시장을 뒤에 썼다.

내용도 꽤 유승민 전 의원에 할애했다.

'썰'을 위한 주변 인물로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을 등장시켰다.

지난 12월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모임 '새로운미래 혁신24'(새미래) 강연에서 신평 변호사가 '국정우선과제로서의 사법시스템 정비'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왼쪽은 김기현 의원. 연합뉴스

▶그는 조선시대부터 본격적으로 영남의 중심지로 자리했던 대구를 가리키며 글을 시작했다. 신평 변호사는 "영남지역의 중심에 위치한 대구에서는 지금까지 다른 지역 못지않게 걸출한 인물들이 정치지형도를 짜왔다"며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대구를 대표하는 정치인은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이라고, 사실상 두 사람을 '투 톱'으로 봤다.

이어 "그런데 두 사람이 퍽 대조적"이라며 인물평을 본격적으로 풀어나갔다.

그는 "유승민은 아버지(유수호 13·14대 국회의원) 대부터 급속히 대구 사회의 핵심으로 들어와 가문 전체가 대구의 벌열(閥閱, 벌족, 벼슬이 많은 집안)을 이뤘다. 화려한 면모를 자랑하는 그 집안에 상대할 다른 가문이 없다"고 평가했다. 요즘 말로 '정치금수저'라는 얘기다.

이어 "반면에 홍준표는 자존심 강한 대구 토박이들 입장에서는, 죄송한 말이나, 어디서 굴러들어왔는지 모르는 '개뼉다귀'라고 할 수 있다"면 "좀 말을 바꾸자면, 홍준표는 대구와는 별 관련이 없으면서도 까탈스러운 대구에서 국회의원과 시장을 한 입지전적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정치흙수저'라는 것.

실제로 유승민 전 의원은 고향도 대구, 출신 초(대구삼덕초)·중(대륜중)·고(경북고)도 대구 학교다.

반면 홍준표 시장은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내고, 대구로 유학을 와 영남중 및 영남고를 졸업했다. 다만, 전통적으로 창녕과 합천 등 경남 북부 지역은 아래 부산보다는 대구의 생활권으로 분류돼왔다. 지금도 버스 노선과 전통시장 이용 등에서 이들 지역과 대구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11월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우스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의 '정치를디자인하다' 출판기념회에서 김웅·허은아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진 글에서 신평 변호사는 "이 출신의 차이가 기실(사실은) 두 사람의 정치 인생을 가르는 분수령이 된 것이 아닐까 한다"고 주장했다.

근거는 이렇다. 그는 "지난 대선의 국힘당(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두 사람은 시종일관 연합해서 윤석열 후보를 협공했다"고 평가하면서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탄생하고 나서 두 사람의 입장은 지금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유승민은 여전히 무차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공격한다. 그의 정치적 제자인 이준석 전 당 대표가 그랬듯이 말이다"라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언급했다.

이어 "유승민이 지금 국힘당 차기 당권 주자 적합도에서 압도적 1위를 하고 있으나, 이는 우스운 일이다. 유승민을 지지한 대부분은 바로 민주당 지지자들로서 그들은 국힘당 당권 경선을 교란시킬 목적으로 짐짓 그렇게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유승민 전 의원 관련 여론조사에서는 늘 제기되는 '역선택' 논란도 언급했다.

신평 변호사는 "유승민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집요한 비난은 거의 스토커 수준이다. 그런데 스토커는 자신이 추구하는 사랑이 결실을 맺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잘 안다. 그럼에도 그 짓을 멈추지 않는다. 유승민도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이 이번에 당 대표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잘 안다. 하지만 그는 한결같이 행해져 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난의 관성을 멈추지 못한다"고 풀이하면서 "그러면 도대체 그가 어떤 심리기제 하에서 이런 어리석은 행동의 궤도를 벗어나지 못하는가?"라고 다음 이야기 주제를 제시했다.

▶그는 앞서 언급한 유수호 의원을 다시 가리켰다.

신평 변호사는 "유승민은 실패를 모르고 산 사람이다. 그가 필요한 모든 것을 아버지가 갖춰 줬고, 헌신적인 어머니도 함께 거들어 그의 정치적 기반을 튼튼히 마련해줬다. 순풍에 돛을 단 듯이 그는 살아왔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입당한지 몇 개월 안 된 정치 신인이 자신을 이기고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더니, 이어서 정계입문 1년도 채 안 돼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윤석열 대통령도 가리켰다.

신평 변호사는 "저명한 동양화가 박대성 화백은 언젠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뭔지 알아요? 그것은 열등감입니다.' 유승민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가지는 감정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한다"고 강조, "실패와 좌절을 모르고 살아온 사람이 갑자기 자신 앞에 더욱 강한 상대를 보았을 때 이런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다. 열등감은 도저히 억제할 수 없는 시기(猜忌)를 낳고, 상대에 대한 무조건적인 부정으로 치닫는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월 17일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를 찾아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한 어린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신평 변호사는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그가 그리는 그런 정도의 시시한 인물은 아니다"라며 "그는 무엇보다 강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를 원하는 시대 정신을 품에 안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가 가진, 경우에 따라선 자신의 몸을 언제라도 기꺼이 내던지는 헌신적 태도, 고난을 극복하는 강인한 정신력, 그러면서도 남에 대해 배려와 자상함을 잃지 않는 장점을 가진 사람이다"라고 앞서 지속해 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호평을 덧붙였다.

이 언급까지 포함하면, 지난 대선 기간부터 이어지고 있는 신평 변호사의 윤석열 대통령 관련 페이스북 글과 방송 출연 발언 등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지적을 좀처럼 찾기 힘들다.

그러면서 신평 변호사는 "그(유승민 전 의원)나 이준석이 (윤석열 대통령의 장점을)보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을 따름"이라고도 했다.

▶다시 홍준표 시장으로 이야기 주제를 전환한 신평 변호사는 "홍준표는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경선 후에도 한동안 쓸데없는 몽니를 부렸다"면서도 "하지만 그는 서서히 역경을 수다하게 겪어온 인생의 다른 과정에서처럼 현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한편 그는 국민의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동물적인 감각으로 신속하게 캐치해 이를 정책으로 내거는, 뛰어난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갖고 있다. 그는 차츰 윤석열 대통령을 비교적 온건한 입장에서 긍정하기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이어 신평 변호사는 "이렇게 유승민과 홍준표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요약하면서 "유승민은 그의 실패를 모르고 자라나 온 전력이 오히려 독이 돼 스스로 정치인으로서 나갈 미래의 문을 닫아 걸어버렸다. 그가 대오각성하지 않는 한, 그는 언제까지나 좁은 우물 안에서 일방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욕과 비난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유승민 전 의원의 향후 행보를 전망하며 글을 마쳤다.

한편, 유승민 전 의원은 1958년생으로 올해 나이 64세, 홍준표 시장은 1953년생으로 올해 나이 69세이다.

본격적인 정치 이력으로 볼 수 있는 초선 의원 당선 시기는 유승민 전 의원이 2004년(17대 총선 비례), 홍준표 시장은 1996년(15대 총선 서울 송파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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