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습관을 마무리한다. 습관은 사전적 의미로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행위의 것이며, 후천적인 행동 양식으로서 고정화된다. 신체적 행동 외에 생각 등 정신적, 심리적 경향도 포함한다.
2022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냈다. 아니, 경건한 마음으로 보내드려야 한다. 붙잡고 있자니 무겁기도 한 일이 많았다. 고개를 저 너머로 돌려보니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이 있었던가? 되묻게 된다. 따지고 보면 나를 위한 시간 아닌 것이 없지만 마음이 밖으로 향해 있으니 만나는 사람의 마음을 접하느라 조급하고 바쁘기만 했다.
몇 해 전 죽어가는 환자와 함께 도란도란 얘기 나누면서 가슴으로 깊이 들어온 말이 생각이 났다. "내가 이렇게 죽을 줄 알았다면 너무 애쓰지 말 걸 그랬어요. 사는 것이 다 그런 줄 알았는데 나는 애타게 살아온 생각밖에 안 나네요"라고 환자는 말했다.
그때 그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아쉬움과 후회에 가득 찬 얼굴이 생각이 난다. 환자는 좀 더 자신을 돌보면서 살았다면,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항상 한 해를 돌아볼 때면 무엇을 이뤘고, 이루지 못했는가를 돌아보게 한다. 만족하지 못한 일들이 많았을 테고 이루기 위한 계획이 필요한 이때, 우리는 몸과 마음을 단정하게 해야 한다.
단정하지 않는 삶은 고통을 불러일으킨다. 불교에서 말하는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선행을 쌓는 일이다. 선행을 쌓기 위해 단순히 행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지런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행은 있되 마음이 따르지 않으면 몸만 고되다. 몸과 마음이 일치해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성스러운 마음과 부지런한 몸이 돼야 한다.
올바른 습관은 바로 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바르게 보는 습관이 되지 않으면 생각도 언행도 바르게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가끔 왜곡된 사고로 사물을 바라볼 때가 있다. 함부로 판단하려 하고 스스로 심판하려고 든다. 그때마다 깨어있지 않으면 자칫 위험해질 수 있다. 한없이 흘러 들어가는 사고체계는 제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길을 막을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 그래서 자기돌봄 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어떻게 스스로 돌볼 수 있는지 각자 찾아야 한다. 어떤 교과서에서도 나와 있지 않다. 자기 스스로 돌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느 때 힘들어하는지, 왜 힘이 드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피하고 싶은지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간혹 자기 문제를 타인에게 비춰보는 일도 있다. 마치 자신의 것이 아닌 타인의 것으로 돌려 잘못을 무마하려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모든 것을 멈추고 고요히 바라보면 어느새 가장 강력하거나, 고요한 것이 떠오를 때가 있다. 한 번에 자신을 돌볼 수 있는 것들이 샘솟듯 떠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천천히, 꾸준하게,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2023년에는 자기를 돌보는 습관을 지속해서 노력하여 타인의 고통을 덜어 주는 힘을 길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존재가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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