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재난 발생시 정전 복구에 걸린 시간이 모의훈련 때보다 실제 상황에서 터무니없이 길게 나타나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한수원 경주 본사는 지난 1~8월 시행된 '정전을 가상한 모의훈련'에서 3분이내 전력복구가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9월 태풍 힌남노 내습 때 정작 10시간 가량 정전된 것으로 나타나 안전점검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올해 8월까지 매달 1회씩 8차례 정전 대비 모의 훈련을 진행했으며, 모두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
규정상 한수원은 본사 건물에 대해 비상발전기에 다른 전기 기기를 연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동시험을 하는 무부하 운전을 포함해 매달 정전 대비 모의훈련을 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태풍 상륙 8일 전인 지난 8월 29일 전력 공급이 장시간 끊기고 비상발전기가 자동으로 투입될 수 없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훈련을 펼쳤다.
그 결과 1차 평가에서는 2분 33초, 2차 평가에서는 2분 28초 만에 전력 복구가 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전시 매뉴얼 준수와 설비 조작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막상 9월 6일 태풍의 영향으로 한수원 본사 전원 설비에 문제가 생겨 정전이 발생하자 전력복구는 10시간 가량 소요됐다.
당시 한수원 사내 정보통신기술(ICT) 센터 가동과 업무서비스가 전면 중단되면서 전자 결재와 전자 메일, 내부 행정용 업무시스템이 한동안 멈춰섰다.
한수원 측은 "폭우로 주변 습도가 높아 감전사고 예방을 위해 설비 점검과 안전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던 탓에 디젤 비상발전기 투입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정일영 의원은 "한수원이 정전 대비 사전 점검을 했음에도 실제 상황에서 비상발전기 투입이 지연된 것은 그간 해온 대비책이 무용지물이었다는 의미"라며 "노후화된 한수원의 정전 대비 매뉴얼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9월 26일과 10월 28일, 11월 30일 정전 대비 모의 훈련 결과에서도 한수원은 앞선 8차례 훈련과 동일한 시나리오에서 비상발전기를 가동하는 상황을 설정해 모두 3분 이내에 전력 복구가 가능한 것으로 판정됐다.
다만, 이번에도 감전사고 위험에 따른 비상발전기 투입 지연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전과 동일한 수준에서 점검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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