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이재명과 프랙탈 비리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프랙탈(fractal)은 일부 작은 조각이 전체와 비슷한 기하학적 형태를 말하며, 이런 특징을 자기 유사성이라고 한다. 프랙탈 구조는 자연물에서뿐만 아니라 수학적 분석, 생태학적 계산, 위상 공간에 나타나는 운동모형 등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 때문에 복잡성 과학은 프랙탈 구조를 활용해 불규칙하고 혼란스러워 보이는 현상의 배후에서 지배하는 규칙을 찾아낸다. 자연이 가지는 기본적인 구조인 프랙탈 구조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동산 관련 비리·범죄 의혹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것 같다. 위례신도시에서 출발해 대장동 게이트, 백현동 특혜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이 사실상 동일하다.

정점에는 인허가권을 틀어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있고, 적게는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의 수익을 챙긴 일당들의 공작·로비가 있었으며, 그 사이에서 이재명 시장의 측근들이 활약했다. 파격적인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 배타적인 수의계약 등이 천문학적 수익의 비법이었다. 이재명 대표의 '프랙탈 부동산 비리·범죄 의혹' 리스트에 내년 1월 문을 열 판교 '더블트리 바이 힐튼 호텔'이 추가될 전망이다. 성남시는 조만간 감사원 감사 청구와 검찰 수사 의뢰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사인 베지츠종합개발과 피엠지플랜은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분당·판교 신도시, 판교 테크노벨리, 경부고속도로 등과 인접한 분당구 정자동 시유지 1만8천884㎡ 부지에 연면적 8만3천64㎡, 지하 4층 지상 21층, 602실 규모의 호텔을 30년 유상 임대 조건으로 허가받았다. 계약 만료 후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되어 시유지를 감정평가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특혜도 함께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지츠종합개발과 피엠지플랜의 경영진은 같다.

민주당 의원 보좌관 출신인 안태준 전 경기주택공사 부사장(성남산업진흥재단 이사 역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용도변경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담당한 '유엠피'가 베지츠종합개발의 협력사이고, 유엠피의 사내이사가 안태준 씨인 탓이다. '짜고 친 고스톱' 냄새가 물씬 풍기지만, 베지츠종합개발 측은 특혜 의혹을 완강히 부인한다. 부동산 비리·범죄의 프랙탈 구조는 삼척동자도 알 만한 상황이다. 감사원과 검찰의 신속한 조사·수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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