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의 통계에 따르면 헌혈가능인구 대비 헌혈률은 2019년 7.08%, 2020년 6.63%, 2021년 6.64%이며, 헌혈 실적 또한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헌혈은 생명을 살리는 간단하지만 소중한 활동이다. 대구 달성군에 사는 정인순(61) 씨 가족은 구성원 모두가 이 소중한 활동에 적극적이다.
이들 가족이 현재까지 한 헌혈 횟수는 총 350회. 작은아들인 이장규(35) 씨가 142회로 제일 많고 정 씨가 110회, 큰 아들인 이준서(38) 씨가 78회, 남편 이우병(64) 씨가 20회를 했다. 이우병 씨는 "전혈 헌혈을 많이 한 데다 아무래도 가장으로써 일을 해야 하다보니 헌혈을 자주 하지는 못했지만 아내와 아들들을 헌혈하는 장소까지 차로 태워주는 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정 씨 가족이 자타공인 '헌혈 가족'이 된 데에는 적십자 봉사원으로 활동하는 정 씨의 영향이 컸다. 약 10년 전 적십자 봉사원으로 활동하면서 정 씨는 헌혈 또한 자주 하게 됐다. 정 씨는 "주사나 한의원 침은 무서울 때가 있는데 헌혈 할 때 꽃는 주사바늘은 별로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이나 헌혈을 열심히 하게 된 데에는 한 때 정 씨 가족이 겪었던 삶의 어려움을 봉사활동을 통해 이겨낸 경험 때문이다.
"90년대에 사업을 하면서 부도도 몇 번 맞았고, 그러면서 여기저기 많이 옮겨다녔어요. 그 때 어릴 적 고향에서 어머니와 함께 다니던 절에 계시던 스님이 봉사활동을 많이 하시는 걸 보고 저도 같이 하면서 자연스레 봉사 활동으로 삶의 어려움을 이겨냈어요."(정 씨)
"제가 봤을 때 아내는 남을 돕는 게 천성인 것 같아요. 항상 채소나 음식들을 같은 아파트에 사는 독거노인들이나 힘들어하는 이웃들에게 나눠주거든요. 나눔을 받은 이웃들이 나중에는 우리 집에 또 뭔가를 갖다주시더라고요. 그 때 아내가 왜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지 어렴풋이 느꼈습니다."(이우병 씨)
숱한 어려움 끝에 현재 정 씨 가족은 논공공단에서 자동차부품공장을 운영하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정 씨 부부는 "지금처럼 살게 된 것도 어찌보면 아내가 봉사활동이나 헌혈 등으로 쌓은 선한 마음이 알게 모르게 돌아오는 것일수도 있다"며 "이런 마음과 행동을 자식들도 물려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이러한 모습을 보고 커 왔던 때문인지 두 아들도 헌혈에 적극적인데다 어머니의 봉사활동을 돕는 데도 선뜻 손을 빌려준다.
"토요일이 되면 어머니께 '집에 계세요?'라고 안 여쭤보고 '어디 가세요?'라고 여쭤보게 돼요. 항상 시간만 나면 봉사활동 하러 나가시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여쭙게 됐어요. 어머니 혼자 하기 힘든 활동은 자식들이 출동해서 도와드리기도 하고요."(이준서 씨)
"학교 다닐 때 근처 헌혈의 집이 있었거든요. 거기서 간간히, 친구들 기다리다가 성분 헌혈 위주로 헌혈을 많이 했어요. 틈틈이 하다 보니 어느새 100회를 넘겼네요."(이장규 씨)
헌혈에 진심인 정 씨 가족이 바라는 것 중 하나가 달성군 지역 내에 헌혈의 집이 생기는 것. 헌혈을 위해 정 씨 집에서 가장 가까운 헌혈의 집인 계명대센터까지 왕복 2시간을 써야 하는지라 헌혈을 하려면 하루 반나절을 써야 해 시간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달성군을 보면 테크노폴리스 등지에는 젊은층 인구가 많아요. 또 대구과학관을 찾는 가족들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곳도 있죠. 이들이 헌혈의 집을 보고 헌혈을 쉽게 시도한다면 대구의 헌혈 인구가 좀 더 늘지 않을까요? 또 달성군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저희들과 같은 헌혈 가족이 많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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