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서서히 달아오르는 가운데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의 행보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 PK는 이른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를 구심점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반면 지역 출신 주자가 사실상 없는 TK는 조직력이 현저히 떨어지며 표심 분산이 예상된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PK 국민의힘 의원 33명 가운데 20명가량이 차기 당 대표로 김기현 의원을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PK에서 울산 남구을을 지역구로 둔 4선 중진이고, 장 의원은 부산 사하구를 지역구로 둔 3선 의원이다.
과거 '각자도생'의 대명사로 불리던 PK 정치권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똘똘 뭉치는 배경에는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핵관 중에서도 핵관으로 불리는 장 의원이 윤심(尹心)을 대변한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으면서 차기 총선 공천권을 의식, 김장연대의 구심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대표로 선출되면 장 의원에게 2024년 22대 총선을 총괄 지휘하는 사무총장직을 맡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한 김 의원은 전당대회 이후 장 의원의 역할에 대해 "장제원 의원은 정무적 감각이 굉장히 빠르고 거의 실수가 없을 만큼 정확하게 잘 판단한다. 장 의원이 가지고 있는 그런 역량을 발휘할 기회, 계속 큰일을 하도록 옆에서 도와줘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반면 TK 정치권에서는 특정 당권주자에 대한 표심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양금희 의원(대구 북구갑)만이 권성동 의원에 대한 지지를 숨기지 않고, 나머지 의원들은 윤심의 향배에 따른 친윤계 당권주자 간 교통정리를 기다리는 기류다.
TK 최다선(5선)으로서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구갑)는 현재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발이 묶여 전당대회 출마 등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당원 투표 100%' 룰 개정으로 인해 진성 당원이 많은 TK의 영향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TK 표심이 뿔뿔이 흩어지며 결과적으로 아무 소득 없이 이번 전당대회를 마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권주자가 난립하는 데다 현재까지 비윤계 유승민 전 의원을 제외하면 TK 주자가 나타나지 않아 표심 분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라리 TK 표를 하나로 모아 특정 당권주자를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차기에 TK 원내대표 배출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는 것과 같이 전략적 투표 방안도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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