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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아동 성추행 방임? 정해진 녹화 시간 탓 내용 충분히 반영 안돼"

"대단히 참담한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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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MBC 제공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이 아동 성추행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출연자인 오은영 박사가 처음으로 입을 열고 참담한 심정을 호소했다.

오 박사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춰진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며 "해당 방송분에 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어서 조심스럽게 몇 가지 사실을 말씀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본인도 논란이 된 장면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9일 결혼 지옥에선 한 남성이 의붓딸 엉덩이를 손으로 찌르는 장면이 방영돼 성추행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의붓딸은 "싫다"는 등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해당 남성은 멈추지 않았다.

오 박사는 "시청자분들이 놀라신 그 사전 촬영된 장면에서 저 또한 많은 우려를 했다"며 "당연히 출연자의 남편에게도 어떠한 좋은 의도라도 '아이의 몸을 함부로 만지거나 아이의 의사에 반하는 문제 행동들을 하는 것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지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연자 남편은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진 행동으로 아내에 의해 아동 학대 신고가 되어 경찰에서 교육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며 "그래서 더욱 촬영 시간 동안 많이 할애해 아동 학대 교육의 연장선으로 '아이가 싫어하는 신체 접촉을 강압적으로 하지 말라'는 내용을 여러 번 강조하면서 교육적 지적과 설명들을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오 박사는 정해진 녹화 시간 탓에 자신이 스튜디오에서 강조했던 내용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 박사는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이런 많은 내용들이 포함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 가장 걱정이 되는 건 아이"라며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시청자분들이) 우려하시는 일이 없도록 저와 오은영리포트 제작팀이 지속적으로 살피겠다"고 말했다.

한편 MBC도 지난 21일 입장문을 통해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사과했다.

전북경찰청은 해당 사연 속 남성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다. 입건 전 조사란 사건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로, 범죄 혐의점이 드러나면 피의자 입건 등 정식 수사로 전환된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과거에도 해당 가정을 상대로 한 신고가 접수된 적이 있다"며 "수사 개시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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