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단독주택과 빌라가 밀집한 대구 동구 효목1동 일대에는 투명 페트병을 분리하는 집을 찾기 힘들었다. 집 앞에 놓인 녹색 그물망에는 투명 페트병과 함께 일반 재활용 쓰레기가 담겨 있었다.
지난 2020년 12월부터 공동주택을 시작으로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를 시행한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는 적용범위를 단독주택과 다세대 주택, 빌라 등으로 확대했다. 25일부터는 1년간의 계도기간이 끝나 의무적으로 분리 배출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3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인근 빌라에 거주하는 A씨는 "투명 페트병을 따로 분리해서 버려야 하는지 몰랐다"며 "다들 여러 종류의 쓰레기랑 함께 버리는데, 혼자서 분리 배출한다 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가 시행된 지 2년이 흘렀지만 일반 재활용 쓰레기와 '한 몸'인 듯 분리되지 않아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의 업무 부담만 늘리는 분리배출제에 대한 보완과 홍보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일신문 취재진이 20일부터 21까지 대구 단독·공동주택 일대 분리수거 현장을 조사한 결과,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를 제대로 지키는 곳은 드물었다. 시민들은 투명 페트병 배출 요일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배출방법도 제각각이었다.
남구 대명1동에서 만난 시민 B씨는 "투명 페트병을 월·수·금에 버린다"고 했고 C씨는 "월·수에 버린다"고 답했다. 실제 대명1동의 재활용 쓰레기 배출은 일요일과 목요일이며 그 중 투명 페트병과 폐비닐은 화요일에만 배출해야 한다.

공동주택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동구 안심1·2동 공동주택 단지 분리수거함에는 일반 플라스틱과 투명 페트병이 뒤섞인 채 버려져 있었다.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을 위해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도 라벨이 달린 페트병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투명 페트병은 고스란히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으로 향한다. 지난 21일 찾은 북구 한 재활용선별장에는 온갖 종류의 재활용 쓰레기가 지게차에 실려 옮겨지고 있었다.
작업자 대여섯 명은 컨베이어 벨트 위로 쏟아지는 투명 페트병 사이에서 담배꽁초 등 이물질을 빠르게 선별해나갔다. 선별장 한 직원은 "2시간만 지나도 선별된 쓰레기들이 마대 스무 자루씩 나온다"고 토로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지역의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준수율은 6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명 페트병만 버려야 하는 자루 하나에 담긴 쓰레기 100개 중 40개는 다른 쓰레기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단독주택이나 원룸은 투명 페트병을 따로 분리 배출하기가 쉽지 않고 계도에도 어려움이 있다"며 "재활용률 증대를 통한 쓰레기 줄이기라는 목표를 위해 홍보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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