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 "올해 3년치 입주 물량 쏟아져…역대급 한파 예보"

소비심리 최악 때 사상 최대 공급…대출 금리 내려야 '경착륙' 최소화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

2023년 지역 부동산 시장은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시장이 될 전망이다. 공급적 측면에서는 사상 최대의 입주 물량이 대기 중이고 수요적 측면에서는 최악의 소비심리 위축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2023년 대구의 입주 물량은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3만6천여 가구 전후가 될 것이다. 아파트 입주 물량으로는 가장 많은 물량이 대기 중이다. 한 해 대구가 소화 가능한 물량을 1만2천여 가구로 볼 때 3년 정도의 물량이 한 해에 쏟아지게 되는 셈. 특히 입주 물량이 많은 수성구 지역의 조정 장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수요적 측면에서는 2023년 소비심리가 회복되긴 쉽지 않을 것 같다. 통상 경기가 어려워지거나 부동산 시장이 어려움에 처하면 정부가 각종 규제 완화와 더불어 금리 인하를 통해 시장을 반등시키려고 노력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조치를 취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당장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계속 올라가면서 대출 금리는 작년 초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라 버렸다.

가격적 측면에서는 2023년 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다. 먼저 금리 인상의 충격으로 수요가 줄고 입주 물량이 증가해 신규 입주단지를 중심으로 전세 가격이 떨어지면서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입주단지의 전세가 하락 현상은 기존의 '갭 투자' 물량에 영향을 주면서 구축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전세시장의 하락세는 매매시장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하락세가 2022년보다 더 커질 것이다.

정부가 최근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규제 완화가 시장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하나씩 풀게 아니라 풀 수 있는 것은 다 풀고 문제가 되는 것은 묶으면 된다. 하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하나씩 풀면서 시장의 변화 추이를 살피고 있다.

'경착륙'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면 당장 금리를 손 봐야 한다. 기준금리를 어쩔 수 없이 올려야 한다면 대출 금리는 정책자금을 넣어서라도 내려야 한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법인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 지금 법인은 최득세와 종부세 때문에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다. 다주택자들에 대한 규제도 풀어야 한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을 해결하지 못하면 시장이 회복되긴 쉽지 않다. 시장의 문제는 시장에서 풀어야 한다. 시장에 무리하게 개입하는 건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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