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 1000원 당비' 2040 급증…여당 TK 당심 모른다

젊은 당원 1년 새 2만여명↑, 소속감 낮고 소신 투표 경향…TK 대변할 후보 안보여
2040세대 표심 예측도 어려워…"언제든 지지 후보 바뀔 수도"
지역 의원 초선·재선 대다수, 차기 총선 이끌 후보 안 보여
"집안 잔치 전대" 우려도 나와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때 당원 선거인단 투표 100%를 적용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때 당원 선거인단 투표 100%를 적용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구경북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정작 표를 쥐고 있는 TK당원들은 고민에 빠져 있다. 지역을 대표할 만한 당권주자가 보이지 않는 데다 차기 총선에서 여소야대 국면을 타개할 중량감 있는 인물마저 눈에 띄지 않아 '집안 잔치'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차기 당대표를 일반 국민 여론조사 없이 '당원투표 100%'로 선출하는 당헌 개정을 마무리했다. 당원투표로만 당대표를 선출하게 되면서 전국 책임당원 중 20%가량을 차지하는 TK당원의 표심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TK당심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중이다. 전례 없는 흥행가도를 달린 지난 2021년 6월 전당대회와 비교하면 파급력을 일으킬 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고, 당장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앞서는 후보 중 TK를 대변할 정치적 자산이 없다는 점에서다.

입당한 지 10년이 넘었다는 전모(51·경북 청도) 씨는 "지난 전당대회는 이준석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 등 인지도가 높은 인사들이 후보로 나와 역동적이었다"며 "차기 총선까지 고려하면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확장할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할 텐데 집안 잔치에 그칠까 안타깝다"고 했다.

당원 김모(69·달서구 상인동) 씨는 "TK출신인 유승민 전 의원은 지역에서 '배신자 프레임'이 강하고 안철수 의원은 당내 기반이 약하다"며 "5선인 주호영 원내대표와 3선인 윤재옥·김상훈 의원을 제외하곤 모두 초선·재선이다. 지역 사람을 키워주지 못하니 대구경북이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과 이른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의원)에게 표를 던져야 하지만, 과거 '비박'으로 분류되던 인사들이라 '친박' 지역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한 당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권성동 의원은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장을 맡았었다"며 "대구경북은 친박 지역인데 비박들이 나온 게 마뜩잖다"고 지적했다.

당내 젊은 세대로 분류되는 2040세대 표심도 예측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 전 대표 체제에서 '월 1000원 당비'로 당원 가입을 하는 등 소속감이 무겁지 않은 데다 소신투표를 하는 경향 때문이다. 국민의힘 경북도당·대구시당에 따르면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지난해에 비해 경북 2040세대는 1만5천명에서 3만3천명으로, 대구는 1만3천명에서 1만7천명으로 늘었다.

재작년부터 당 활동을 시작한 박모(35·경북 예천) 씨는 "한때 이 전 대표를 보고 2040세대가 많이 들어왔겠지만 이번 전당대회에는 관심도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며 "당을 전적으로 지지해서 들어오기보다 인지도를 보고 가입하기 때문에 언제든 지지하는 당이나 후보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서희범 국민의힘 대구시당 청년위원장은 "청년 당원들 사이에서도 누구를 지지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변수라고 한다면 청년 정책을 눈여겨보려는 당원들이 많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가 확정돼서 지역 청년 당원들을 만나러 오면 구체적인 청년 정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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