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무인기, 용산까지 침투했다…대통령실 촬영했을 가능성

최고 수준 방공망 유지해야할 대통령실…대응 제대로 수행했는지 의문

대통령실. 연합뉴스
대통령실. 연합뉴스

지난 26일 5년 만에 남측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일대까지 촬영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군은 '민간 피해'를 우려해 대응 수위를 조절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최고 수준의 방공망을 유지해야할 대통령실 일대까지 뚫렸다면 군이 대응 절차를 제대로 지켜 작전을 수행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27일 군 당국에 따르면 전날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5대 가운데 가장 먼저 포착된 1대는 경기도 파주 인근 민간인 거주지역 상공을 지나 서울 북부 상공까지 직진한 뒤 북한으로 돌아갔다. 우리 상공을 비행한 시간은 총 3시간 가량이다.

군은 이 무인기가 김포와 파주 사이 한강 중립수역으로 진입한 뒤 남동쪽으로 직행해 서울로 진입하고 서울 북부를 거쳐 빠져나갔다고 밝혔는데 '북부'의 정확한 범위는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기체가 은평 방향으로 진입한 것은 물론 서울 한강 이북에 해당하는 용산 근처를 비행하면서 대통령실 일대까지 촬영하고 돌아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 핵심 시설에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가 2019년 도입한 드론 테러 방어용 레이더 'SSR'이 배치돼 드론·무인기를 탐지하고 주파수를 무력화하는 시스템이 있지만, 처음 맞은 이번 실전에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군은 북한 무인기 침범에 공중 전력을 투입하고 경계태세를 2급으로 격상해 대응했다.

F-15K와 KF-16 등 전투기는 물론 KA-1 경공격기, 아파치·코브라 등 공격헬기까지 군용기 약 20대가 동원됐다. KA-1 1대는 이륙 중 추락하기까지 했고 이후 2대가 추가로 출격했다.

실제로 무인기 대응 과정에서 있었던 유일한 공중사격은 헬기에서 이뤄졌다. 공중 전력으로 무인기를 잡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튀르키예군은 2015년과 2019년 전투기를 동원해 무인기를 격추한 바 있다.

군은 '민간 피해'를 우려해 대응 수위를 조절했다고는 하나 북한 무인기의 목적이 단순 정찰인지 공격인지 알 수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응이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또 공중전력 위주로 격추를 시도한 점 역시 무인기 대응 매뉴얼을 제대로 지킨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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