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에 혹한기가 닥쳤다는 지표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경기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새해가 밝자마자부터 재정 집행 속도를 최대한 높이기로 했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가 118.1(2015년=100)로 1.8% 감소, 소비가 3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도 101.7로 전달보다 0.7포인트(p) 내리며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5.3(2015년=100)으로 전달보다 0.1% 증가, 생산은 다섯 달 만에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생산은 11.0% 급감했고 반도체 가동률도 12.0% 감소하면서 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내년 1월 2일부터 재정을 즉시 집행해 하루라도 빨리 정책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경제 혹한기 대응 방침을 밝혔다.
추 부총리는 "내년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적극적인 경기 대응을 위해 내년도 재정은 상반기 중 역대 최고 수준인 65% 이상 신속 집행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생과 직결되는 일자리·복지·물가 안정 사업은 중점 관리대상으로 지정해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상세한 재정 신속 집행 계획은 다음 주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여러 우려가 있지만 추 부총리는 최근 시장 상황에 대해 긍정적 입장도 제시했다.
이날 추 부총리가 설명한 바에 따르면 단기자금시장 대표 지표인 기업어음(CP) 금리는 최근 13일 연속 하락했으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11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내려갔다.

1달러값이 1천400원대 중반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도 1천200원대 중후반까지 하락, 원화 가치 급락세도 일단 멈추는 추세다.
추 부총리는 "다만 대내외 여건이 여전히 매우 어렵고, 금융시장의 경우에도 향후 주요국의 물가나 통화 긴축 속도, 경기 둔화 흐름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또 "공정과 혁신의 가치를 조화롭게 고려해 디지털 플랫폼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그는 "플랫폼과 이용자·종사자 간 갈등은 변화가 빠른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해 일률적 규제보다는 이해 당사자 간 시장 자율 규제를 원칙으로 입점업체 표준계약서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와 함께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피해 방지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집행 기준을 보완하는 한편, 앱마켓의 인앱 결제 강제나 경쟁 플랫폼 이용 제한 등 독점력 남용에 대해서는 감시를 강화하고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플랫폼 기업의 인공지능(AI) 솔루션 도입과 메타버스·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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